학폭 피해자 58.5% “해결 안 돼”…64.3% PTSD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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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나무재단, ‘2025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발표
2021년 比 사이버 성폭력·성폭력 피해 4.8배·6.4배 ↑
주요 대선 후보에 ‘학폭 대응 10대 정책 과제’ 제안

ⓒ뉴시스
푸른나무재단이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대통령 선거(대선) 주요 후보에게 학교폭력 대응 정책을 전달했다.

푸른나무재단은 22일 ‘2025년 학교폭력·사이버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학교폭력 대응 10대 정책 과제’를 주요 대선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이날 푸른나무재단은 17개 시도 재학생과 보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말 초·중·고교생 1만2002명, 올해 초 보호자 52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에서 진행됐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3.1%였고 교급별로는 초등학교에서 피해 경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10년간 초등학생의 피해 응답률은 중학생, 고등학생보다 높았다.

초등학생 중 5.6%가 학교 폭력 피해 경험이 있고 2.2%는 가해 경험이, 9.7%가 목격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학생은 ▲피해 경험 2.9% ▲가해 경험 0.8% ▲목격 경험 4.9%를 기록했다. 고등학생의 경우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은 0.9%였고 0.1%의 학생이 가해 경험이 있었으며 학교폭력을 목격한 학생은 1.7%였다.

학교폭력 피해를 유형별로 살폈을 때 가장 심각한 것은 언어 폭력(28.0%)이었다. 그 뒤로는 ▲사이버 폭력 17.0% ▲따돌림 15.8% ▲신체 폭력 11.9% ▲성폭력 9.6% ▲협박, 위협 7.9% ▲강요, 강제 4.2% ▲금품 갈취 3.7% ▲감금 1.9 순이었다.

전체 피해 유형 중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사이버폭력은 가해 학생의 81.4%가 ‘가해 후 플랫폼에서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고 응답하며 그 심각성이 확인됐다. ‘교사로부터 지도를 받았다’는 응답도 20.9%에 불과했다. 제재가 이루어지지 않는 환경에서 가해 학생의 반성 점수는 5.0점 만점에 4.0점으로 교사(4.7점)나 부모(4.8)로부터 지도를 받은 경우보다 낮았다.
사이버 성폭력과 성폭력의 급증 또한 우려된다. 사이버폭력 중 사이버성폭력은 2021년 2.8%에서 2024년에 13.3%로 약 4.8배 증가했고 성폭력 피해율은 같은 기간 1.5%에서 9.6%로 약 6.4배 늘었다. 사이버 성폭력 피해 중 24.7%가 딥페이크가 악용된 사례로 드러나며 기술 기반 성폭력 현실화가 관찰됐다.학교폭력 피해 학생 중 피해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응답한 비율 2022년 34.5%에서 절반을 넘긴 58.5%에 달하며 3년 연속 증가했다. 특히 피해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 중 83.3%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피해로 인한 고통 정도와 자살·자해 충동도 고등학생이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경험이 있는 고등학생 중 ‘고통스러웠다’고 응답한 학생은 80.6%였다. 이는 ▲초등학생 55.9% ▲중학생 67.2%보다 현저히 높은 비율이다. 피해 경험 학생 중 자살·자해 충동을 느낀 비율은 ▲고등학생 51.7% ▲중학생 42.7% ▲초등학생 31.7% 순으로 높았다.

피해 경험 학생들은 피해 후 가장 필요한 것으로 ‘마음의 상처 치유·회복·보호’(21.5%)를 꼽았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의 64.3%는 PTSD 증상을 1개 이상 경험하며 이 중 36.0%는 높은 수준(3개 이상의 경험)의 증상을 겪었다.

이와 같이 학교폭력이 심각함에도 학부모의 70.8%는 학교폭력 예방 교육에 참여한 경험이 없었다. ‘교육이 있는 줄 몰랐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50.0%에 달했고 ‘참여 방법을 안내받지 못했다’(31.1%)는 응답이 그 뒤를 이었다.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선 후보들에게 학교폭력 대응을 위한 정책 과제도 제안했다. 푸른나무재단이 전달한 정책은 ▲사이버폭력에 대한 적극 대응 ▲피해 학생 보호 및 회복 지원 확대 ▲사안 처리의 교육적 전환과 제도 개선 ▲예방 교육의 실효성 제고 ▲비폭력 사회문화 조성을 위한 환경 구축 등 5개 핵심 영역, 10대 과제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푸른나무재단이 24년간 진행한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가 이날 제안된 정책 과제의 토대가 됐다.

한편 푸른나무재단은 학교폭력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실태를 정확히 알리는 데 있다는 신념 아래 24년째 전국 단위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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