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송이-공주 정안 밤 같은 지역 숲푸드 1500개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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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시프트, 숲이 바뀌어야 사람도 산다]
현 200개서 2030년까지 7.5배 확대
해외서 인기 산양삼 상품 등 개발

산양삼 버섯 감 등 먹거리 임산물 ‘숲푸드’ 모습. 산림청 제공

산양삼 버섯 감 등 먹거리 임산물 ‘숲푸드’ 모습. 산림청 제공
밤 하면 떠오르는 충남 공주 정안 밤은 지금도 수십 곳에서 재배돼 해마다 수백 t이 생산 판매되는 지역 대표 품목이다. 강원 양양 송이버섯도 마찬가지다. 가을이면 첫 송이 채취 일정이 뉴스에 오를 만큼 ‘양양=송이’라는 인식이 전국적으로 각인돼 있다. 경남 산청 곶감, 경북 문경 오미자, 강원 태백 곰취, 홍천 잣, 경북 울릉도 삼나물 등도 각 지역을 상징하는 임산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먹거리 임산물은 최근 ‘숲푸드’라는 이름 아래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역성과 건강성을 갖춘 식재료라는 점에서다. 코로나19 이후 식생활이 건강 중심으로 바뀌며 숲에서 온 자연 먹거리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손요환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는 “숲푸드는 건강한 먹거리일 뿐 아니라 지역 경제에 기여하고,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산림 경영의 한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도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숲푸드로 등록된 임산물 품목은 약 200개. 이를 2030년까지 1500개로 확대하고 임업인 가구의 평균 소득도 765만 원에서 1000만 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산림청 관계자는 “산에서 재배하거나 채취해 단순 가공한 뒤 유통되는 구조인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는 유통망과 안정적인 소비처 확보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국가 공동 상표 ‘숲푸드’를 중심으로 품질 인증과 브랜드 신뢰도 강화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숲푸드 산업의 확산은 단순한 특산물 유통을 넘어 지방 소멸 위기에 대응하는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기준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절반이 넘는 121곳(53%)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특히 임산물 주산지인 농산어촌 지역은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이 겹쳐 공동체 기반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공주 정안면, 문경 동로면, 양양 현남면 등지에선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40%를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숲푸드는 단순한 부업이 아니라 청년 인력 유입과 안정적 생계 기반을 마련할 산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소규모 가공시설, 체험형 재배장, 지역 축제 연계 상품 등 확장 가능성도 크다.

소비자 접점을 넓히기 위한 노력도 시작됐다. 올해부터 분기별로 ‘숲푸드 위크’가 열리고 있다. 올 2월 서울 도심 백화점 식품관에선 곰취 두릅 더덕 등 봄철 나물이 전시됐고, 임업인들은 직접 소비자와 소통하며 일부는 라이브 커머스로 판매를 병행했다. 산림청은 식목일(4월), 임업인의 날(11월) 등 주요 계기에 맞춰 지역 축제와 연계한 소비 촉진 행사도 확대할 방침이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임산물 소비가 늘어나면 산림의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고, 지속 가능한 보전도 가능해진다”며 “숲푸드는 건강한 식재료이자 지역을 살리고 지구를 살리는 먹거리”라고 말했다.

김태영 기자 liv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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