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월가 진출 …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입성 기대
65조원 굴리는 초대형 ETF
SOXX 편입까지 넘보게 돼
글로벌 자금 유입 '급물살'
외국인 연일 하이닉스 "사자"
시총 삼전의 89%로 따라잡아
이르면 7월 말로 알려진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상장 일정이 다가오면서 외국인 자금 유입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7일 전일 대비 5.84% 오른 252만1000원으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사상 처음 250만원을 돌파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로 들어오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의 원천은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인 '아이셰어스 MSCI 사우스 코리아 ETF'(EWY)였는데 ADR이 상장되면 더욱 다양한 미국 상장 ETF에서 자금 유입이 이어지게 된다.
EWY는 운용자산이 244억달러(약 37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ETF지만 종목당 상한이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오를수록 자동 매도 물량이 나오는 문제가 있었다. 미국 펀드 운용 규제에 따르면 단일 종목이 비중 상한선인 25% 넘으면 안 되고 5% 이상 종목 합산 비중도 50% 이내로 제한된다. 그 결과 지난달 비중 25%를 넘어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해 매도 물량이 대거 나왔다. 하지만 ADR 상장으로 미국 ETF 접근성이 개선되면 더 많은 ETF에서 SK하이닉스를 편입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섹터 ETF는 SK하이닉스 비중이 25%를 넘는 것이 거의 없어 기계적 매도 리밸런싱이 나올 가능성도 낮다.
나스닥 편입 외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편입도 외국인 매수를 유인할 핵심 요인이 될 전망이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추종하는 대표 ETF인 '아이셰어스 반도체 ETF'(SOXX) 자산 규모는 433억달러(약 65조원)에 달한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 ADR은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편입 30개 종목 가운데 25위권에 해당하는 규모로 편입 가능성을 기대해볼 수 있다"며 "지수에 편입되려면 상장 후 6개월이 지나야 하기 때문에 연내 상장 시 2027년 9월 정기변경 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가 올 7월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ADR 상장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미국 ADR 상장 시기는 전적으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심사 결과에 달려 있다. 회사는 최근 SEC에 ADR 상장 공모 관련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착수했지만, 심사 과정에서 보완 요청 여부와 승인 일정에 따라 상장 시점이 결정된다. 업계에서는 심사가 순조롭게 진행된다는 전제 아래 7월 말이나 8월 중 상장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주사(SK스퀘어) 최소 지분율 20% 유지를 위해 현재 상장 주식 수의 2.5%(1780만주) 내에서 신주 발행이 가능하다. 이때 공모 규모는 약 300억달러가 된다.
패시브 자금 유입 외에 ADR 상장을 계기로 미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과의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2개월 선행 주가이익비율(PER)로 따지면 SK하이닉스는 6.9배로 마이크론의 11배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상태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업체들이 최근 이익 대비 자본지출 비율이 낮아지며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있다"면서 "SK하이닉스의 주주환원이 늘어나면서 ADR 상장을 계기로 마이크론과 밸류에이션 격차를 줄여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물론 ADR 상장으로 인해 SK하이닉스 주가가 미국 매크로 이슈와 크게 연동되고 글로벌 헤지펀드 공매도 전략의 타깃이 될 가능성도 커진다. 그럼에도 막대한 자금 유입과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가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ADR 상장 모멘텀에 외국인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5거래일간(11~17일) 외국인의 SK하이닉스 순매수 규모는 3조3065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마이크론 주가가 16일(현지시간) 6.18% 하락했음에도 SK하이닉스는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특히 외국인은 'SK하이닉스 롱, 삼성전자 숏' 거래를 하면서 삼성전자보다 SK하이닉스의 주가 상승 속도가 훨씬 빨라지고 있다. 이날 기준 SK하이닉스 시가총액은 삼성전자 시총(우선주 제외)의 88.7% 수준까지 올라왔다.
[김제림 기자 /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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