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가 'A학점 상한제' 도입하려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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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학 평가에서 1, 2위를 다투는 미국 하버드대가 ‘A학점 상한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1년 동안 이뤄진 성적 평가에서 최고 학점인 A가 절반 넘게 차지하는 등 학점 인플레이션이 심각해서다. 학생들은 학점 상한제가 학업 스트레스를 가중하고 경쟁을 부추긴다며 반발하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하버드크림슨 등에 따르면 오는 7일 하버드대 교수진은 A학점 수를 제한하는 것과 관련해 투표할 예정이다. 학점 수 제한의 핵심은 학부 전체 수강생의 ‘20%’만 A학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교수는 과목당 A학점 4개를 추가로 부여할 수 있다. 당초 강의별로 20% 상한선을 적용하려 했지만 학생 반발 등을 고려해 기준을 완화했다.

교수가 A학점 상한제 적용을 원치 않으면 합격·불합격(SAT·UNSAT) 방식으로 성적을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수한 성과를 보인 학생에게는 교수 재량에 따라 SAT+ 등급을 줄 수 있다. 투표를 통과하면 하버드대는 2027년 가을 학기부터 이 같은 내용의 성적 제도 개편안을 적용할 방침이다.

하버드대가 A학점 상한제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학점 인플레이션 때문이다. 하버드대에 따르면 2024~2025학년도 전체 성적의 60%가 A학점이었다. 2005~2006학년도에는 약 25%에 불과했다.

수년간의 학점 인플레이션 때문에 학점평균(GPA)이 사실상 무용지물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GPA는 우등 졸업, 장학금 등을 결정하는 데 사용되는 주요 성적 지표다. 하버드대에서는 최근 최우등 졸업(숨마 쿰 라우데) 대상자를 가리기 위해 GPA를 소수점 다섯째 자리까지 계산하고 있다.

학생들은 반발하고 있다. 학부 학생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0여 명 중 약 94%가 A학점 상한제에 반대 의사를 드러냈다. 경쟁을 부추겨 대학 본연의 목적인 학문적 탐구를 저해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손주형 기자 handb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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