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가 데이터 조작 의혹을 받던 경영대 스타 교수를 신분보장 조치를 취소하고 면직 조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8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27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은 하버드대가 이달 이사회에서 프란체스카 지노 경영대학원 교수의 신분보장 조치를 취소하고 면직 조처를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1940년 미국 대학교수협회(AAUP)와 미국대학 협회(AAC)가 테뉴어 원칙을 공식화한 이후 첫 사례다.
테뉴어는 미국 대학 교수직의 핵심 제도로 대학 당국 심사를 거쳐 승인받으면 비위나 심각한 경영난 등 특단 사유 없이는 정년까지 재직 권리가 보장된다. 일부 대학은 정년 규정이 없어 교수 본인이 은퇴할 때까지 재직이 가능하다.
지노 교수는 '정직성'과 '윤리적 행동'을 주요 연구 주제로 삼아 온 행동과학 분야 전문가다. 1978년생인 그는 2010년 하버드 경영대학원 부교수로 부임해 2018~2021년 협상·조직·시장 분야 부문장을 역임한 바 있다.
지노 교수의 데이터 조작 의혹은 2021년 '데이터 콜라다' 블로그에서 처음 제기됐다. 관련 연구자들이 지노 교수의 10여년간 연구 데이터에 의문을 표했으며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제보를 받아 조사에 들어갔다.
18개월간의 조사 결과 경영대학원은 지노 교수가 최소 4건의 연구에서 데이터 조작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학 당국은 2023년 6월 지노 교수를 무급 휴직 조처했으며 다음 달 테뉴어 취소 검토 절차에 들어갔다.
하버드대 당국은 인사 문제라며 구체적 면직 사유를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이런 식의 테뉴어 취소는 드문 일이며 수십년간 없었던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지노 교수는 연구부정행위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관련 소송과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