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살림하고 애 키우는데…" 대기업 다니던 주부의 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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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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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청소하고, 애 키워도 티가 안나네요."

대기업을 그만두고 가사에 전념하는 40대 가정주부는 자신의 처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육아·청소·음식 준비 등 가사노동이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가 58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2.8%에 해당하는 규모다. 여성 1명이 1년간 창출하는 가사노동 가치는 1646만원으로 집계됐다.

국가데이터처가 29일 발표한 ‘2024년 가계생산 위성계정’에 따르면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582조4000억원으로 2019년보다 20.0% 증가했다. 가사노동 가치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23.8%에서 2024년 22.8%로 1.0%포인트 하락했다. 가사노동 규모가 늘었음에도 시장경제 성장 속도가 더 빨랐기 때문이다.

1인당 무급 가사노동 가치는 1125만원으로 5년 전보다 20.0%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은 1646만원으로 14.9%, 남성은 605만원으로 35.7% 각각 증가했다. 여성의 가사노동이 많지만 남성 증가율이 더 높아 여성과 남성의 가사노동 가치 격차는 3.2배에서 2.7배로 줄었다. 맞벌이 증가와 가사 분담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에 따라 남성 가사노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부적으로 가사노동의 78.9%는 음식 준비·청소·쇼핑 등 ‘가정관리’에서 발생했다. 가정관리 가치는 459조5000억원으로 25.8% 증가했다. 반면 육아를 비롯한 가족 돌봄은 113조6000억원으로 0.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저출생에 따라 미성년자 감소로 아동 돌봄이 줄어든 데다 공공돌봄 서비스가 늘어난 것도 맞물렸다는 분석이다.

가구 구조 변화도 뚜렷하다. 1인 가구의 가사노동 가치는 66.2% 급증했고, 5인 이상 가구는 11.3% 감소했다. 이에 따라 가사노동 비중은 4인 가구 중심에서 3인 가구 중심으로 이동했다.
국가데이터처 관계자는 “가사노동 시간은 줄었지만 인구 증가와 임금 상승으로 총가치는 확대됐다”며 “돌봄 정책과 일·가정 양립 정책 설계의 핵심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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