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항공유 가격 급등으로 유류할증료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회복세를 보이던 해외여행 수요가 다시 위축될 위기에 처했다. 항공사들의 노선 감편과 취소가 잇따르며 인천국제공항의 올 2분기 여객 증가율 목표치도 기존 6%에서 2.3%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 LCC, 노선취소 줄이어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1분기 인천공항을 이용한 여객이 총 1990만 명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인 1860만 명보다 130만 명 증가했다. 증가율은 7%를 기록했다. 항공기 운항 횟수는 2.5%, 화물 운송은 2.4% 늘었다. 미국과 이란 간 전쟁이 격화한 지난 2월 말 이후에도 여객과 화물 실적에 큰 변동은 없었다. 이는 항공권을 저렴하게 사기 위해 수개월 전에 미리 예매하는 승객이 많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다음달부터 항공업계 실적 저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등 주요 항공사는 다음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를 역대 최고 단계로 적용해 공지했다. 유류할증료는 기름값 변동에 따라 항공권 가격에 추가로 붙는 비용을 의미한다. 유류할증료의 산정 기준이 되는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값이 최고 33단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다음달부터 인천~뉴욕 노선을 이용하는 승객은 최대 112만원의 추가 유류할증료를 부담해야 한다.
가파른 항공료 상승에 여행객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자 항공사들은 노선 운항 횟수를 줄이거나 취소했다. 특히 재무 상태가 취약한 저비용항공사(LCC)를 중심으로 노선 취소가 잇따랐다. 아시아나항공은 주 7~9회 운항하던 인천~프놈펜(캄보디아)·창춘(중국) 노선 등을 주 3~4회로 줄였다. 이스타항공은 인천~푸꾸옥·다낭(베트남) 노선을, 비엣젯항공은 인천~푸꾸옥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기로 했다. 제주항공과 베트남항공도 인천~하노이 노선을 주 7회에서 주 4회로 축소했다.
◇ 인천공항, 2분기 실적 전망치 낮춰
해외여행 분위기가 차갑게 식으면서 여행사들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인천에 거주하는 김상미 씨는 매년 두 차례 호주에 있는 손주를 보러 방문했으나, 올해는 항공료 부담 때문에 방문 횟수를 한 차례로 줄이기로 했다. 강일구 TK트래블 여행사 사장은 “중동 사태 여파로 올해 3~4월 여객 유치와 매출이 지난해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며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해도 항공권 구입비 지출이 커서인지 관광지에서의 소비가 크게 줄어든 상태”라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 2분기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당초 2분기 여객 증가율을 지난해 대비 6%로 기대했으나 최근 2.3%로 하향 조정했다. 상황이 악화하면 0%대 성장도 배제할 수 없다. 여객이 감소하면 항공기 이착륙 수입은 물론 공항 내 면세점과 상점의 매출도 함께 줄어 공사의 전체 경영 실적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공사 관계자는 “이달에는 동남아 노선을 중심으로 지난달보다 약 14%의 운항 감소가 예상된다”며 “전쟁 위험이 길어지면 여객 수요 회복 속도가 더 느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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