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절친 퇴출 이유, '타율 0.255' 장수 외인 본인도 안다... 후반기 반격 기대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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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강영조 선임기자KT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KT 위즈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견인했던 두 기둥 중 한 명 윌리엄 쿠에바스(30)이 떠났다. 그 소식에 가장 안타까운 사람은 다른 기둥 중 하나 멜 로하스 주니어(35)였다.

로하스 주니어는 지난 9일 인천 SSG전에서 멀티 홈런을 때려낸 후 "쿠에바스는 정말 좋은 동료였다. 아무래도 올해 성적이 좋지 않아 교체될 수도 있다고는 생각했는데, 지금 타이밍에서는 계속 같이 가지 않을까 싶었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프로의 세계는 성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건 받아들여야 할 부분이다. 쿠에바스는 리그를 지배할 수 있을 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안 되는 부분도 있는데 올 시즌 그게 겹쳤다고 본다. 그래도 항상 결과에 대해서는 스스로 받아들이려 했던 선수가 쿠에바스고, 최고의 투수이자 최고의 팀 메이트였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KT와 쿠에바스의 결별이 기정사실화된 시점이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7월 11일, KT 구단은 "쿠에바스를 대체할 투수로 패트릭 머피(30)를 연봉 27만 7천 달러에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면서 쿠에바스와 KT의 7년 인연은 또다시 마무리됐다. 팔꿈치 부상으로 이별했던 2022년과 달리, 쿠에바스의 많은 나이를 고려하면 이번 퇴출은 사실상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쿠에바스는 2019년 KT를 통해 한국 KBO리그에 첫발을 디뎠다. 7시즌 동안 통산 149경기에 출전해 55승 45패 평균자책점 3.93, 872⅓이닝 704탈삼진의 기록을 남겼다. 꾸준함보단 임팩트가 강했던 유형이었다.


KT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KT 윌리엄 쿠에바스. /사진=김진경 대기자

2021년 삼성과 타이브레이커 게임에서 창단 최초 정규시즌 1위를 결정짓는 호투를 시작으로 KT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역투로 사상 최초 5위 팀의 업셋을 이끌면서 31경기 7승 12패 평균자책점 4.10의 저조한 정규시즌 성적에도 재계약을 결정지었다.

올해는 도무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상성이 좋았던 두산전 등을 제외하면 18경기 3승 10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시즌 내내 부진했다. 기량과 별개로 꾸준히 한국과 KT에 애정을 나타냈던 쿠에바스였기에 선수단도 착잡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2019~2020년, 2024~2025년 4시즌 동안 쿠에바스와 함께했던 로하스 주니어의 마음은 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로하스 주니어 역시 한 해 성적에 따라 계약 여부가 결정되는 외인이었기에 남 일 같지 않았을 터. 2020년 KBO MVP를 수상했던 로하스 주니어도 올해는 예년 같지 않게 82경기 타율 0.255(302타수 77안타) 13홈런 4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5로 다소 아쉬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무래도 세월의 흐름은 피할 수 없었다. 한국에 처음 올 당시 선구안과 콘택트에 장점이 있던 로하스 주니어는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체격을 키우고 자신감을 가지면서 리그를 지배했다. 하지만 과거보다 느려진 배트 스피드에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자신감마저 잃으면서, 지난달 21일에는 처음으로 재활이 아닌 이유로 2군으로 내려갔다.


KT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강영조 선임기자KT 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강영조 선임기자

로하스 주니어의 부진은 가뜩이나 타선이 약한 KT에도 좋지 않다. KT가 탄탄한 마운드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5위에서 왔다 갔다 하는 건 타선이 뒷받침되지 못한 탓이 크다. 다행히 안현민이라는 신예가 등장해 그 역할을 대신해주고 있으나, 조만간 복귀할 강백호를 비롯해 로하스 주니어까지 가세한다면 단숨에 우승 후보가 될 수 있다.

KT는 지난 6일간의 올스타 브레이크 휴식과 로하스 주니어의 워크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을 믿고 있다. 로하스 주니어의 영입은 KT 구단의 역사를 바꿔놓은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창단 후 외국인 선수에 있어 주로 실패를 맛봤던 KT는 로하스 주니어 영입 때부터 선수의 워크 에식(직업 윤리 및 태도)과 팀에 녹아드는 친화력에도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외국인 선수의 더그아웃 내 행동, 동료 선수들의 평가도 꼼꼼히 확인하기 시작했다.

로하스 주니어의 성공을 확신을 가진 KT는 이후 한국인보다 더 한국인 같던 쿠에바스, 한국의 아픔에 누구보다 공감했던 웨스 벤자민(32) 등을 영입하면서 승승장구했다. 로하스 주니어의 MVP 시즌을 기점으로 KT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으로 향하는 가을야구 단골팀이 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그런 만큼 KT는 또 한 번 로하스 주니어에 기대를 건다. 로하스 주니어는 지난해에도 7월 타율 0.413, 8월 0.318로 여름에도 강한 모습을 보여준 외인이었다.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였던 7월 9일 인천 SSG전에서도 멀티 홈런으로 기대감을 높였다.

후반기 첫 상대는 만만치 않다. 첫 상대는 올 시즌 리그 에이스로 군림 중인 코디 폰세(31). 로하스 주니어는 전반기 폰세를 상대로 8타수 1안타로 약했다. 과연 로하스 주니어가 후반기 스타트를 잘 끊고 지난해처럼 KT의 마법 같은 시즌을 이끌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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