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를 비롯한 수도권 일대의 이슬람 사원(모스크) 앞에서 돼지머리가 발견돼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9일(현지시간) 일간 르파리지앵은 이날 새벽 5시 30분께 파리 20구의 모스크에 기도하러 가던 무슬림들이 사원 앞에서 푸른색 잉크가 칠해진 돼지머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유럽계 남성이 모스크 주변을 어슬렁거리다 들고 온 가방 안에서 돼지머리를 꺼내 사원 앞에 놓고 떠나는 모습이 담겼다.
20구 외에 파리 15구, 18구, 파리 근교 몽루주, 몽트뢰유의 모스크 앞에서도 돼지머리가 발견됐고, 몽트뢰유 사원 앞에서 발견된 돼지머리에는 파란색으로 '마크롱(프랑스 대통령)'이라는 글자가 적혀 있었다고 현지 매체는 전했다.
이슬람에서 돼지는 부정하고 더러운 금지 동물로 여겨져 무슬림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 이 때문에 돼지가 이슬람 혐오 범죄에 종종 등장한다.
로랑 누네즈 파리경찰청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 이 사건과 관련, "즉시 수사가 시작됐다"면서 "이 비열한 행위의 가해자를 찾기 위해 모든 수단이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파리 검찰청도 "파리 경찰이 인종 또는 종교에 따른 차별을 이유로 한 증오 선동 혐의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장관 역시 엑스를 통해 "이런 참을 수 없는 도발로 피해를 본 사원 관계자들과 신도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다"면서 "신성한 예배 장소를 공격하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비열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