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KF-16 오폭, 대대장도 입건…감독 부실 등 과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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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피해 마을 복구 작업을 하는 군 장병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경기도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현장에서 피해 마을 복구 작업을 하는 군 장병들. /사진=연합뉴스

국방부 조사본부는 지난달 민가 오폭과 관련해 사고를 일으킨 KF-16 전투기 조종사 2명에 이어 해당 부대 지휘관 2명을 추가로 형사입건했다고 14일 밝혔다. 당시 훈련에 함께 참여한 F-15K와 FA-50 등 다른 부대는 사전 연습 때 실제 좌표를 사용한 것과 달리 해당 부대는 사전 연습시 한 번도 실제 경로로 비행하지 않는 등 관리 감독 부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조사본부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군 전투기 오폭 사고 중간 조사·수사결과'를 통해 지휘관리 및 감독 소홀 등을 이유로 해당 부대 전대장(대령)과 대대장(중령)을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조사본부는 앞서 지난달 13일 조종사 2명을 업무상 과실치상 등 혐의로 입건했다. 조사 결과 사전 훈련 중 실무장 비행경로 훈련을 실시하지 않은 사실 등이 조사 및 수사를 통해 추가 확인한 데 따른 조치다.

조사본부는 보직해임된 지휘관 2명을 형사입건한 이유에 대해 "전대장과 대대장은 규정에 따라 조종사들의 훈련 준비상태를 확인·감독해야 함에도 실무장 훈련의 위험성을 간과하고, 실무장 계획서를 확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부 훈련계획에 대한 감독 및 안전대책 수립과 비행준비 상태 점검을 소홀히 하는 등 지휘관리·안전통제 부분에서 오폭 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6일 경기도 포천 지역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실시된 공대지 무유도 폭탄(MK-82) 투하 훈련 중 발생한 전투기 민가 오폭 사고는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하고, 좌표를 확인하는 절차를 이행하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부분에 대해선 계속 조사가 진행 중이다. 조사본부는 비행자료 전송장치(ADTC) 등을 압수수색해 훈련 전날 조종사가 표적 좌표를 잘못 입력한 후 자동계산된 고도값을 훈련계획 문서에 나와 있는 2035피트(620m)로 수정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고도는 한반도 지형을 담을 시스템을 바탕으로 좌표에 따라 계산된다"고 설명했다. 자동 계산된 고도가 사전 훈련 때와 다르다는 것을 봤으면, 입력 좌표가 틀렸다는 것을 인지할 여지가 있었는데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이후 조종사들은 이륙 전 최종 점검단계로 경로 및 표적 좌표를 재확인하는 과정에서도 실수를 인지하지 못했고, 무장투하 전 항공기에 시현된 오입력 표적 좌표만 믿고 육안으로 표적을 확인하지 않은 상태에서 폭탄을 투하했다며 지난달 10일 발표된 공군의 오폭 사고 중간 조사 내용을 재확인했다. 조사본부는 조종사들이 당시 무전교신을 통해 오폭 상황에 대해 인지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사고 발생 후 합동참모본부 등 상급부대로 보고가 늦게 이뤄진 데 대한 처분도 내려졌다. 조사본부는 상황보고 지연과 조치미흡 등의 과실이 식별된 공군 관계자 7명과 합참 관계자 2명 등 9명은 소속 기관에 비위 사실을 통보하고, 공군작전사령관은 오폭사고에 대한 지휘책임과 보고 미흡 등을 이유로 경고 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본부는 "공군작전사령부는 (사고 당일 오전) 10시 7분에 비정상 투하(오폭) 상황을 인지했으나, 정확한 투하지점 및 피해지역을 확인하는 데 집중하느라 상급부대까지 보고가 지연됐고, 정확한 확인이 우선이라고 판단하여 MK-82 폭탄 파편을 최종 식별한 후에야 언론에 공지했다"고 지적했다. 형사입건된 조종사 2명과 지휘관 2명은 수사가 끝난 뒤 군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공군은 지난달 11일 해당 전대장과 대대장을 보직해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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