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회의서 재차 강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주문
"포용금융, 금융기관의 의무"
'은행 준공공기관' 논쟁엔
김용범에 "아주 잘 지적했다"
금융권선 '건전성 훼손' 우려
이재명 대통령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등 금융사의 포용금융을 강제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것을 직접 지시하고 나섰다. 앞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통해 촉발시킨 은행의 '준공공기관' 논쟁에도 적극적 지지를 보내며 본격적인 포용금융 압박에 나섰다.
6일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에서 "중·저신용자에 대한 포용금융을 얼마나 실현했는지를 평가해 불이익을 주는 방법은 없나. 현재는 (금융사들의) 선의에 의존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 물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편협하게 능력 있는 고신용자 중심인데, 이를 중·저신용자 대상으로 넓히는 데 대해 금융위원회가 금융관리 지침 같은 것을 만들어 이를 강제할 수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그러면서 "포용금융이 금융기관의 의무 중 하나라는 것을 계속 주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사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독려하기보다는 제도를 만들어 강제로라도 특정 목표를 채울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
실제 금융위는 모든 종류의 포용금융을 강제하고 있지는 않다. 가령 새희망홀씨 대출은 각 은행이 영업이익의 15%를 공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새희망홀씨는 저신용·저소득자들을 위한 민간 금융권의 대표적인 서민금융상품이다. 반면 중금리대출을 많이 하는 은행에는 가계부채 관리 규제를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하는 등의 '인센티브'로 서민금융 공급을 유도하는 정도다. 금융위가 현재 마련 중인 포용금융 실적 종합 평가체계 역시 실적이 우수하면 서민금융진흥원에 내는 출연금을 조정해주는 것으로 계획 중이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이를 강제적으로 제도화해야 한다고 공개 발언을 한 만큼, 금융위도 후속 조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금융 양극화 문제 대응을 위해 조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추가적인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빚을 제때 못 갚아 발생하는 연체 채권에 대해서도 채무자에게 더욱 유리한 방향으로 제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체 채권은 이 대통령이 "너무 잔인하다"고 수차례 지적했던 사안이다. 그는 "지금은 일단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열심히 노력을 하는데, 관심이 낮아지면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그래서 제도화를 고민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금융사들이) 너무 쉽게 연체 채권 소멸시효를 연장하는 부분은 제도로 아예 막아버리겠다"고 답했다.
최근 재차 금융 양극화 논쟁을 촉발시킨 김 실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 대통령은 김 실장이 현 금융 시스템을 비판하며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 대해 "아주 잘 지적해주셨다"고 말했다.
특히 전날 김 실장이 국내 금융사들을 '준공공기관'이라 칭하며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 것을 두고 격하게 공감했다. 이 대통령은 "개인 사기업이 기술 개발하고 시장을 개척해 수출해서 돈을 버는 것(과 달리), (은행들은) 한국은행에서 자금 지원을 받아 대출해주면서 이자를 받아 수익을 올리는 것"이라며 "당연히 반 이상은 공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사들은 포용금융 강화라는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과도한 규제에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포용금융으로 인해 증가한 부실 채권과 이를 처리하기 위한 비용은 결국 대출 이자 증가 등 모든 사람에게 전가되는 사회적 비용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은행이 다른 사람의 자금을 맡아둔다는 기능을 고려하면 '건전성'이라는 부분 또한 공공성만큼이나 중요한 항목"이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과한 수준으로 포용금융 실적을 강제하면 자칫 금융 시스템 전반의 위기를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연규욱 기자 / 오수현 기자 /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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