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시위' 해야"…보수단체, 서부지법 사태 이후 '눈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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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안국역 2번출구에서 시위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대/사진=유지희 기자

21일 안국역 2번출구에서 시위중인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대/사진=유지희 기자

"누가 또 잡혀갔어, 우리는 지금 머릿수가 절대적으로 중요한데..."

윤석열 대통령의 제3차 변론기일날인 21일 지하철 3호선 안국역 화장실에 모인 탄핵 반대 집회 참여자들 사이에선 이러한 얘기들이 오갔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는 시위대 여성 1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평화 시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여성 참여자는 "자꾸 폭력적인 모습이 언론에 노출되니까 좌파들이 힘을 얻게 된다. 폭력 없이 시위하며 참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찰이 안국역 2번 출구 앞에 서서 대통령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당 출구를 차단하자 탄핵 반대 시위대와 경찰 사이에 크고 작은 고성이 오갔다. 시위대 중 한명은 "경찰관 보고 뭐라고 하지 말고 그냥 갈 길 가자 문제 일으키지 말자"고 말하며 이를 말리는 모습도 포착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폭력 시위가 크게 논란이 되자 여론을 의식한 듯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석자들은 '비폭력' 시위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18~19일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을 습격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51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이와 관련해 총 90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이 중 66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오후 1시께 안국역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모습/사진=유지희 기자

이날 오후 1시께 안국역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모습/사진=유지희 기자

이날 1시께 안국역 5번 출구에서 엄마부대 등 보수단체도 탄핵 반대 집회를 시작하며 "이번 주말 서부지법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다수의 군중이 애국심으로 인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소식에 순식간에 분노가 확산하면서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듭 말하지만, 시위는 비폭력 평화 시위여야 한다. 우리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유리한 여론을 형성해 나가야 한다"며 "주변에 폭력적인 시위를 하는 프락치를 보면 신고하고 반동분자가 있다면 즉시 이곳을 나가주길 바란다"고 힘줘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헌정사상 현직 대통령 최초로 탄핵 심판 출석을 위해 서울구치소를 출발해 이날 오후 1시 11분쯤 헌법재판소에 도착했다. 3차 변론은 1시간 43분 만에 종료됐으며 윤 대통령은 서울구치소로 복귀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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