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모리 후보가 승리한다면 중남미 우파 정권의 연쇄 집권을 뜻하는 ‘블루타이드(blue tide) 흐름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콜롬비아의 대선 1차 투표, 올 2월 코스타리카 대선, 지난해 온두라스 칠레 볼리비아 에콰도르 대선에서는 모두 우파 후보가 승리했다. 이번 선거의 최종 당선자는 다음 달 중순경 확정된다.
페루 안디나통신에 따르면 여론조사회사 입소스가 페루 전역의 투표소 표본을 신속 개표한 결과, ‘함께하는 페루’ 소속 산체스 후보가 50.3%, ‘민중의 힘’ 소속 후지모리 후보가 49.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속 개표 결과는 그간 페루 주요 선거에서 최종 결과를 예측하는 지표 역할을 해왔다. 안디나통신은 “오차범위를 고려할 때 두 후보가 현재 사실상 동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태”라고 논평했다. 투표 종료 직후 발표된 입소스의 출구조사에서는 후지모리 후보가 50.7%로 산체스 후보의 49.3%를 근소하게 앞섰다.
두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는데다 최근 10년간 8명의 대통령이 교체되는 등 페루의 정정 불안이 고착화된 상태라 누가 당선돼도 사회 분열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페루 헌법상 의회가 별도의 심판 절차 없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고 의회에도 확실한 다수당이 없어 정국 불안이 심각하다.후지모리 후보는 페루의 첫 일본계 대통령인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1990~2000년 집권, 2024년 사망)의 딸이자 정치적 후계자다. 2011년, 2016년, 2021년 대선에도 출마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고 네 번째 도전에 나섰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경제 성장, 테러 진압, 독재 및 부패 등으로 공과가 뚜렷한 정치인이다. 후지모리 후보 또한 부친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 유권자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산체스 후보는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2021년 7월~2022년 12월 집권)의 정치적 후계자이며 카스티요 정권에서 통상관광장관을 지냈다. 빈농 출신이며 강경 좌파 성향인 카스티요 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의회의 탄핵안 처리가 임박하자 계엄령 및 의회 해산을 시도하다 결국 탄핵됐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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