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매니저 이긴 개미" 소문에 돈 쓸어담더니…'깜짝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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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가 많이 투자한 미국 주식’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가 올 들어 고전하고 있다. 지난해 100%에 가까운 수익을 내며 전체 주식형 ETF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했지만, 최근 기술주 중심의 주가 하락에 성과가 급격히 나빠졌다.

12일 ETF 정보플랫폼 ETF체크에 따르면 ‘KODEX 미국서학개미’는 올 들어 24.01% 하락했다. 레버리지를 제외한 전체 주식형 ETF 가운데 네 번째로 손실이 컸다.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도 같은 기간 18.62% 떨어져 수익률 하위 13위를 기록했다.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 관련 불확실성, 미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하는 분위기 속에 기술주가 미국 증시 하락을 주도한 영향이다.

두 상품은 모두 국내 투자자가 많이 사들인 미국 주식에 투자한다. KODEX 미국서학개미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제공하는 미국 주식 보관 금액 상위 25개 기업을 담는다. 엔비디아(보유 비중 19.89%), 테슬라(17.61%), 애플(10.63%) 등 기술주를 선호하는 국내 투자자의 성향을 그대로 반영했다.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는 투자 금액뿐 아니라 최근 순매수 금액과 재무적 요소 등을 고려한다. 국내 투자자가 선호하는 종목이라도 ‘당기순이익 3년 이상 적자’ 기업은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식이다. 브로드컴(16.75%), 알파벳(16.25%), 테슬라(15.99%), 팰런티어(15.93%) 등 기술주 비중이 큰 점은 동일하다.

서학개미 포트폴리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기술주 중심의 상승장에서 좋은 성과를 냈다. KODEX 미국서학개미의 지난해 수익률은 98.6%로 주식형 ETF 가운데 가장 높았다. ‘펀드매니저를 이긴 서학개미 포트폴리오’로 입소문을 타 자금이 밀려들었다. 지난해 11월 203억원 순유입을 시작으로 12월 891억원, 올 1월 955억원이 흘러들었다. 수익률이 악화한 지난달부터는 자금 유입이 뚝 끊겼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증시 하락이 이어질지를 판단하려면 S&P500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R)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S&P500지수의 PER이 19.6배를 유지하면 단기 과열 해소로 해석할 수 있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면 모멘텀이 사라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나수지 기자 suj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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