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 3만건 학습한 AI '갖추' 횡령 실시간 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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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 3만건 학습한 AI '갖추' 횡령 실시간 탐지"

경찰대 출신 1호 변호사가 인공지능(AI) 기술로 기업 내 횡령·배임을 탐지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고태관 법무법인 민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22기·사진)는 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횡령 탐지 프로그램 ‘갖추’는 CCTV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며 “감시 효과로 횡령·배임을 예방하고 사회 투명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고 대표변호사는 “대부분 중소기업은 감사팀 운영비 부담 때문에 제대로 된 직무감사를 하지 못한다”며 “갖추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월 100만~300만원 정도로 감사 비용을 낮추면서 감사 효과는 10배 이상 높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2008년 민을 설립한 고 대표변호사는 로펌업계 최초로 경찰팀을 구축해 기업 감사업무에 특화했다. 2020년 자회사 민이앤아이를 설립해 기업감사팀을 꾸리고 2021년 ‘휘슬노트’라는 익명 제보 채널을 개발해 기업 및 단체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제보와 인력에 기반한 감사업무에 한계를 느껴 2023년 5월부터 AI 기반 탐지 프로그램 개발에 착수했다. 지금까지 투입한 개발비만 30억~40억원에 이른다.

갖추 프로그램의 핵심은 사례 기반 접근법이다. 고 대표변호사는 “횡령·배임 판례 3만여 건을 학습해 ‘탐지룰’을 개발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부분 횡령·배임은 서류 위조, 전산 조작으로 은폐되기 때문에 금융회사 이체 내용과 국세청 세금계산서 등 위조 불가능한 외부 데이터만 활용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14개 기업에서 2개월간 시범 운영 중인 갖추 프로그램은 “횡령 발생 시 95% 이상 탐지가 가능하다”고 고 대표변호사는 자신했다. 법인카드 부정 사용 등 실시간 알람 기능도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갖추 프로그램은 세 가지 형태로 제공된다. 범용 구독형 서비스는 월 6만9000원, 맞춤형 서비스는 기업 규모에 따라 차등 적용되며 금융회사용은 별도 구축형으로 개발 중이다.

고 대표변호사는 “중소·중견기업 100만 곳 이상이 타깃 시장”이라며 “아파트 관리사무소 등 공금이 관리되는 모든 단체가 대상이 될 수 있어 수요는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민은 변호사 55명 규모로 연매출 약 20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고 대표변호사는 “경찰 출신 변호사 6명을 포함해 경찰·검찰 출신 인력이 강점”이라며 “기술을 기반으로 기업 컴플라이언스 전문 로펌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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