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대만문제 경고 날린 시진핑 “투키디데스 함정 피해야”

3 hours ago 5

[美中 정상회담]
“대만 독립-평화는 물과 불의 관계”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 전략적 압박
트럼프, 대만 관련 질문에 즉답 피해
무역 합의 위한 카드로 활용 가능성

톈안먼 광장서 ‘예포 21발’ 사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해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이날 톈안먼 광장에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베이징=AP 뉴시스

톈안먼 광장서 ‘예포 21발’ 사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해 중국군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이날 톈안먼 광장에선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베이징=AP 뉴시스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의 평화’는 물과 불처럼 양립할 수 없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의제에 대한 강경한 발언을 쏟아냈다. 지난해 10월 말 부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을 때는 공식적으로 대만 관련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두고 이란 전쟁 장기화와 고유가로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율 하락에 직면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시 주석이 전략적으로 이용하려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 상황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낼 절호의 기회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 대만 의제를 논의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미국 백악관의 회담 후 발표 자료에도 대만 언급이 없었다. 다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같은 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대만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CBN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 사안의 민감성을 이해하고 있다”며 “그렇지 않다는 사람들은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했다.

● 習, 트럼프 면전서 대만 경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대만이 양국 관계의 최대 쟁점임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만 의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부딪치거나(掽撞) 충돌(衝突)할 수 있다. 미국은 극도로 신중하게 이를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 주석은 또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미국과 중국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의 발언이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속도를 늦추거나 줄일 것을 촉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논평했다.

시 주석이 신흥 강대국(중국)과 기존 강대국(미국)의 충돌을 예견한 국제 정치 이론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한 것도 ‘미국이 중국을 일방적으로 억누를 수 없는 시대가 왔다’는 메시지를 또 한 번 강조하려는 의도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은 결코 원칙을 거래 대상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의제처럼 주권, 안보, 국익에 관한 사안에서는 미국과 어떤 타협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 트럼프, 대만 질문에 답변 안 해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톈탄 공원을 방문했을 때 두 명의 기자로부터 대만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아무 답을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1일 “시 주석과 미국산 무기의 대만 수출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12월 대만에 역대 최대 규모인 111억 달러(약 16조5000억 원)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고속기동 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 자폭 드론 등이 대거 포함됐다. 중국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를 두고 13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측으로부터 무역 합의에 대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대만 방어를 축소하려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중국이 미국 측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not support)’는 표현을 훨씬 높은 수위의 “반대한다(oppose)”로 바꾸는 것을 요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루비오 장관, 베선트 장관 등은 14일 대만에 관한 미국의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특히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투옥 중인 홍콩의 반중 활동가 지미 라이도 언급했다”고 했다. AP통신은 미국이 대만에 관해 의미 있는 양보를 했다면 중국 측이 이를 공식 문서로 홍보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이 그러지 않았으므로 미국의 특별한 양보가 없었다는 것이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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