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가락 관세에 세계 외환시장 혼란
달러가치 2년만에 최저 수준에도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 머물러
中 위안화 흐름과 ‘커플링’ 현상…무디스 “韓 정치적 불확실성 여전”
13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11일 원-달러 환율은 1449.9원으로 주간거래(오후 3시 30분 기준)를 마쳤다. 미국이 상호관세를 발표한 9일 1484.1원을 기록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지만(원화 가치 하락), 트럼프 대통령이 13시간 뒤 중국 외 국가에 대한 상호관세를 90일 유예한다고 밝히면서 가파르게 하락했다.
주간거래보다 상대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야간거래(오전 2시 마감)에서도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11일 야간거래에서 원-달러 환율은 1421.0원까지 밀렸으며, 그 결과 지난주(4월 7∼11일)의 환율 변동 폭은 67.6원에 달했다. 서울 외환시장 거래 시간이 오전 2시까지 연장된 지난해 7월 이후 환율이 가장 크게 출렁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원화 가치가 위안화의 흐름과 동조화되는 ‘커플링’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서 원화 가치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다는 얘기다. 9일 중국 런민은행은 위안화-달러 환율을 전날보다 0.0028위안 올린(위안화 가치 0.04% 하락) 7.2066위안으로 고시했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104%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하자 ‘위안화 가치 절하’로 대응한 것이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중국산 제품의 수출 단가가 낮아져, 중국이 받는 미국발(發) 관세 압박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 좋아요 0개
- 슬퍼요 0개
- 화나요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