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만 페이지 분량 “삭제 말라” 지시
“수십 년 기다린 자료 흥미로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미공개 자료를 18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총 8만 쪽 분량의 문서로, 편집 없이 원본 그대로 일반에 공개하겠다는 것이다.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워싱턴 케네디센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내일 모든 케네디 파일을 공개할 것”이라며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지휘하는 여러 사람에게 그렇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엄청난 양의 문서를 갖고 있고 여러분은 많은 양의 자료를 읽어야 한다”며 “(DNI가) 어떤 것도 삭제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나는 ‘그냥 삭제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수십 년간 기다려 왔다. (자료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인 올 1월 23일 케네디 전 대통령과 그의 동생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의 암살 사건에 대한 정부 기밀문서 공개를 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1960년대에 발생한 세 사건은 지금까지도 음모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이를 다룬 각종 영화나 책이 여럿 나왔다.
특히 1963년 11월 22일 발생한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사건은 지금도 암살 배후를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사건 당시 미 텍사스주 댈러스시에서 리무진을 타고 퍼레이드를 벌이다 총격을 받고 숨졌다. 암살범은 미 해병대 출신의 리 하비 오즈월드로, 그 역시 사건 이틀 후 경찰서에서 감옥으로 압송되던 도중 총을 맞고 살해됐다. 용의자가 재판도 받기 전 살해돼 반대파에 의한 청부 살인, 소련 배후설 등 다양한 음모론이 퍼졌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도 1968년 6월 5일 총을 맞고 숨졌다. 범인은 팔레스타인 출신 이민자 시르한 시르한으로 밝혀졌다.앞서 2023년 미 국립문서보관소는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 관련 기밀문서를 검토한 결과, 전체의 99%가 이미 공개됐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달 미 연방수사국(FBI)은 케네디 전 대통령 암살과 관련해 2400여 건의 문서를 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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