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하르그섬에 지상군 투입
지하 핵시설 ‘곡괭이산’ 타격 등
참모들과 군사작전 확대 논의

특히 미국은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을 점령하거나, 중부 나탄즈 인근의 지하 핵 시설인 일명 ‘곡괭이산(Pickaxe Mountain)’을 타격하는 방안도 비중 있게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의 ‘경제 심장’인 하르그섬을 장악하거나, 핵 프로그램의 미래 중심지로 여겨지는 곡괭이산에 대대적인 공습을 가하는 건 군사적, 상싱적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하르그섬 장악’ 등 지상전 가능성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며칠간 국가안보 참모진의 브리핑을 받은 뒤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도 14일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이 이란이 봉쇄 중인 중동의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국한된 현재의 군사 작전 범위를 넓혀 대규모 공세를 펴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WSJ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 내 공습 지역 및 대상 확대 △이란의 원유 수출 거점인 페르시아만의 하르그섬 등에 대한 지상군 투입 △곡괭이산의 지하 핵 시설 폭격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최소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각국 민간 상선을 더 이상 공격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낼 수 있는 수준의 군사 압박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를 처리하는 하르그섬은 대형 저장·선적 터미널 같은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이란 정권의 ‘돈줄’로 여겨진다. 이곳을 장악하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직접 통제할 수 있어 이란 정권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
다만 미군이 하르그섬에 발을 딛는 순간 이란 지상군과의 교전과 대대적인 드론, 미사일, 해안포 등의 공격을 경험하게 되고 사상자 규모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겐 큰 정치적 부담이다. 실제로 이란군은 15일 미군의 자국 인프라 공격시 역내 모든 인프라를 타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곡괭이 산’ 타격 시, 이란 핵 재건 거점 제거 효과
현재까지 곡괭이산에서 우라늄 농축이 진행되고 있다거나 고농축 우라늄이 반입됐다는 공식적인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시설 가동 단계에 이르지 않았으며 공사가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미국이 곡괭이산을 주목하는 이유는 이곳이 이란 핵 프로그램의 새로운 생산·조립 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하지만 실제 공격은 쉽지 않다. 곡괭이산 시설은 산 아래 최소 100m 깊이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보유한 가장 강력한 벙커버스터 폭탄을 사용해도 내부 핵심 공간을 직접 파괴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공사가 진행 중인 만큼 전력 공급망과 장비 운송, 건설 인력 등은 공격이나 교란에 취약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향후 이란 핵 프로그램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인프라라 타격 시 예방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美, 발전소 공격 가능성 강조 vs 후티 ‘홍해 봉쇄’ 준비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이란 발전소와 교량 공격 가능성도 재차 거론했다. 그는 다음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이란 교량을 공격하기 전 데드라인이 있느냐’란 질문을 받자 “나는 데드라인을 제시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제대로 행동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군사작전 확대 등 강경한 조치를 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5일 예멘의 친(親)이란 무장세력인 후티 반군이 소말리아 무장 테러조직 ‘알샤바브’와 공조해 홍해의 관문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를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봉쇄되면 고유가 등 경제 문제로 인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담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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