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타결 눈앞

15 hours ago 1

트럼프 “타결 안되면 지옥 열릴것”
美, 이스라엘에 ‘취임전 합의’ 촉구
“하마스, 협상안 초안 수락” 보도

AP=뉴시스

AP=뉴시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이르면 14일(카타르 현지 시간) 타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측은 가자지구 내 이스라엘군 주둔 여부와 석방 대상 인질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 왔으나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이스라엘 인질 일부를 우선 석방하는 단계적 휴전안을 일단 수용하는 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착 상태에 있던 협상이 진전된 데는 임기 막판 외교 성과를 노리는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인질이 석방되지 않으면 중동에 지옥이 열릴 것”이라며 합의를 압박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과 CNN 등에 따르면 13일 밤 12시경 중재국 중 하나인 카타르 대표단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최종 협상안을 전달했다. 협상 관계자는 “전날 밤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 국장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합의 돌파구가 열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20일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을 의식하고 있다. 앞서 7일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전까지 이스라엘 인질들이 모두 돌아오지 않는다면 “하마스와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이스라엘 고위 관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휴전 협상이 이만큼 진전된 것은 “트럼프 효과”라며 “(협상 완료 시점과 무관하게) 트럼프는 공로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 국무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에서 내가 몇 달 전 구체화한 제안이 마침내 현실화할 조짐을 보인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도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타결에 매우 가깝다”며 “그들(이스라엘과 하마스)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엄청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트럼프 당선인이 임명한 중동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와 현 백악관 중동 특사 브렛 맥거크가 협상 진전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인 위트코프 특사가 1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회담에서 트럼프 취임일 전까지 협상안을 수용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고 한다.

현재 논의 중인 휴전안은 하마스의 인질 석방을 대가로 몇 주간 휴전한 뒤 추후 종전을 논의하는 방안이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첫 단계로 42일간 휴전하는 대신 하마스가 33명의 인질을 석방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후 휴전 16일째부터 종전 협상을 시작하는 2단계 협상이 시작된다. 미 매체 액시오스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14일 싱크탱크 대담을 통해 종전 후 가자지구 재건 및 통치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AP통신은 하마스가 협상안 초안을 수락했다고 보도했다. 중재국인 이집트 관리는 “이스라엘이 먼저 군사 작전을 재개하지 않도록 1단계 휴전 기간 내에 다음 단계 협상을 추진할 것임을 구두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2023년 10월 7일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은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시작돼 15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1200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으며,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주민 4만6000여 명이 사망했다는 것이 양측 추산이다. 협상단은 14일 카타르 도하에서 휴전안의 세부 사항을 조율하기 위해 만날 예정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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