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한복판에 있어도…‘LA 명물’ 게티 미술관 피해 없어

4 hours ago 2

AP/뉴시스

AP/뉴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화재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불길 한복판에 있는 게티 미술관이 피해를 입지 않아 화제다. 게티 미술관에서 1.8m 떨어진 곳까지 불이 번졌지만, 멀쩡히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다. 게티 미술관은 빈센트 반 고흐의 ‘아이리스’와 고대 유물 4만 점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누적 관람객이 2000여만 명에 달하는 명소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게티 미술관은 불길을 막기 위해 직원 45명이 24시간 교대로 미술관 경내를 순찰하고 있다. 휴대용 소화기를 들고 다니면서 불씨가 발견되면 즉시 끄면서 초기 진압을 한다.

산불 및 화재에 대비해 만반의 시스템도 갖췄다. 게티 미술관 시설 책임자 마이크 로저스에 따르면 게티 미술관은 건축 당시부터 화재 예방에 힘썼다. 벽은 크림색 석회암으로 둘러싸 불길이 내부로 쉽게 번지지 못하도록 했고, 미술관 부지엔 아카시아 관목과 참나무를 식재했다. 다른 나무들에 비해 물을 많이 흡수해 잘 타지 않기 때문이다. 또 미술관 내 나뭇가지를 계속 다듬어 불쏘시개가 되지 않도록 신경 썼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스프링클러 역시 빽빽하게 설치했다. 산불 경보가 내려지면 자동으로 작동해 잔디를 적신다. 유사시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물을 조달할 수 있는 물탱크까지 보유하고 있다. 또 미술관 공기 여과 시스템은 연기나 불씨가 통풍구를 통해 들어오지 않도록 만들었다. 내부 화재 시 화재가 옆 갤러리로 번지지 않도록 금고처럼 단단한 방화문도 작동한다.

게티 미술관은 약 91억 달러(약 13조 2950억 원)의 기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2009·2017년 큰 산불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건축물을 일부 보강했다. 게티 미술관 측은 “예술작품도 안전하며, 직원들도 모두 안전하다”며 산불로 인해 20일까지 휴관한다고 공지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