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반도체 관세 100%' 빗겨가는 TSMC…"관세 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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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신주 본사에 있는 반도체 제조 회사 TSMC의 혁신 박물관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AFP

대만 신주 본사에 있는 반도체 제조 회사 TSMC의 혁신 박물관에서 사람들이 걸어 나오고 있다. 사진=AF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반도체 100% 관세에서 대만 반도체 기업 TSMC는 면제된다. TSMC가 미국에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건설 중이거나 건설 계획이 있는 기업에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7일 AFP 통신에 따르면 류친칭(劉錦清) 대만 국가발전위원회(NDC) 주임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TSMC가 미국에 공장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언급한 반도체 100% 관세에서 면제된다"고 밝혔다. 류 주임은 일부 대만 반도체 업체들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다른 경쟁 업체들도 동일한 부과금을 받게 될 것"이라며 형평성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대만은 현재 반도체 세계에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리더와 경쟁자가 같은 출발선에 서 있다면 리더가 계속 선도할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대만의 NDC는 중앙정부인 행정원(Executive Yuan) 산하 기관으로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실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한다. NDC는 국가 전략, 예산, 인구 정책 등 핵심 의제를 다루며, 주임은 경제부 혹은 재정부 장관격이다.

류 주임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 100%를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정부 기관이 공식적으로 즉각 대응한 것이다.

트럼프는 반도체 관세 100%를 발표하면서 "미국에서 건설 중이거나 건설하기로 약속한 기업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TSMC는 미국에 1000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으로 분류된다.

투자자문회사 아넥스의 브라이언 제이콥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결국 미국에 건설할 여력이 있는 현금이 풍부한 대기업이 큰 혜택을 받게 되고, 최대 강자가 살아남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대만은 전 세계 칩의 절반 이상과 거의 모든 하이엔드 칩을 생산하는 반도체 제조의 글로벌 강국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TSMC 공장이 대부분 위치한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훔쳐 갔다"고 비난한 바 있다.

대만 정부는 미국산 에너지 추가 구매와 함께 국방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상으로 늘리겠다고 약속하며 미국과의 협상력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등 품목 관세 적용 제품을 제외한 일반 대만산 제품에 20%의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로이터는 트럼프의 반도체 관세 100% 발표가 "아직 무역 협상이 진행 중인 중국을 겨냥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술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주요 반도체 제조국인 한국과 일본, 그리고 유럽연합(EU)은 무역 협상을 타결해 잠재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EU는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을 포함한 대부분 수출품에 대해 15% 단일 관세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일본은 미국이 칩에 대해 다른 국가보다 더 불리한 관세율을 적용하지 않는 '최혜국' 대우를 합의했다고 별도로 발표하며 15% 관세율을 제안했다.

박수빈 한경닷컴 기자 waterbe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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