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로 자동차·소매업 이어 "美농업도 전면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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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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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와 이에 대한 중국의 보복관세 영향으로 미국 농업이 전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28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농산물 수출과 관련된 업체들이 트럼프 관세에 대한 전세계적인 반발로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특히 미국 농산물 최대 구매국가였던 중국으로의 수출이 100% 넘는 관세로 사실상 중단되면서 미국내 농업 수출 관련 분야 업체들은 인력 해고에도 나서고 있다.

농가 수출 무역 단체인 농업운수연합(AgTC)의 피터 프리드먼 사무총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농산물 구매 취소 건수만으로도 이미 전면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농무부가 지난 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20년 이후 가장 많은 양의 돼지고기 주문을 취소했다. 운송이 중단된 돼지고기만 12,000톤에 달한다.

AgTC가 회원사로부터 받은 보고에 따르면 미·중 무역 전쟁으로 이미 여러 회원사들이 막대한 재정적 손실을 보고 일부 회사는 인력 해고에도 나섰다.

한 목재 펄프 및 판지 수출업체는 창고에 보관 중인 6,400톤의 화물과 15량의 철도 차량이 기간을 초과해 선주에게 ‘체선료’를 지불중인 상황이다. 이 수출업체는 5월 13일 중국 도착 예정인 9,000톤의 화물이 해상에 정박되어 있으며, 중국 구매자가 화물을 거부해 중국 보세 창고나 다른 국가로의 값비싼 우회 운송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한 잔디 씨앗 수출업체는 이미 선박 예약이 완료됐음에도 중국 고객들이 8건의 화물 운송을 취소했다는 통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오클랜드 항만의 전무이사 크리스티 맥케니는 관세로 인한 항구의 화물량 감소로 일자리와 지역 경제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맥케니는 중국 등의 보복 관세가 오클랜드를 통과하는 주요 수출품인 미국 농산물과 공산품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수출 품목에는 아몬드, 소고기, 돼지고기, 유제품, 재활용 자재 등이 있으며, 이 중 상당수는 아시아로 향한다.

중국은 오클랜드 항구의 최대 수입 상대국이자 세 번째 수출 상대국이다. 오클랜드 항구 무역량의 29%를 차지한다.

수입 물동량에 크게 의존하는 다른 미국 항구들과 달리, 오클랜드는 수출과 수입이 거의 50대 50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오클랜드는 관세 보복의 주대상인 중국과의 무역 영향을 많이 받는다.
오클랜드 항구는 미국 최대의 냉장 수출 관문이며, 북부 캘리포니아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화물은 거의 모두 오클랜드 항구를 거친다.

민주당 라티파 사이먼 하원의원은 "항만 노동자, 트럭 운전사, 창고 노동자를 포함한 항만의 해상 운송 사업에 수많은 지역 일자리가 걸려 있다”고 말했다. 사이먼 의원은 “비논리적이고 보복적인 무역 전쟁에 반대하고 근로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가계 비용이 절감될 수 있는 현명한 무역 정책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농산물 수출업체들은 중국의 수요를 빠르게 대체하고 물량을 흡수할 수 있을만한 시장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수입 취소가 이미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한 목재 수출업체는 "직원을 수익성이 낮은 다른 생산으로 전환하고 벌목업자 트럭운송업체등 공급업체로부터의 구매를 크게 줄였다”고 AgTC에 보고했다. 이 업체는 일부 제품의 시장 가치가 이미 20% 하락했으며, 이는 재고 계획 및 향후 투자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 축산업체에 건초와 짚 등 사료를 공급하는 한 수출업체는 상호관세 이후 68척의 수출 컨테이너선 운행이 취소됐다고 밝혔다.

비전 글로벌 오션 부킹스 트래커에 따르면, 4월 14일까지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선박 교통량이 급격히 감소해 주당 22.15%, 전년동기대비 44% 감소했다.

비전의 전략 사업 개발 담당 부사장인 벤 트레이시는 ”지난 2주 동안 중국발 미국 수입품에 대한 예약이 급감했고 이는 출발 선박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과 중국 본토로 대량의 작물을 수출하는 워싱턴 중부의 한 건초 수출업체는 지난 2주간 수출된 품목 대부분을 일본, 두바이, 대만 등으로 변경해 운송했다. 이로 인해 큰 손실을 입고 진행중인 주문을 중단하면서 전체 직원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12명을 해고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국가 최고위층의 성급하고 무모한 의사 결정이 바뀌어 이처럼 심각한 문제가 완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관세 반발에 더해, 농업은 최근 미국 무역대표부가 승인한 SHIPS법으로 또 다른 재정적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이는 중국산 선박이 미국 항구에 입항하면 가을부터 150만달러가 넘는 입항수수료를 내야 하는 규정이다.

항만세도 문제다. 벌크 농산물은 미무역대표부(USTR) 규정에 따라 항만세 부과에서 제외됐지만 컨테이너로 운송되는 농산물은 면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 수출품은 벌크가 아닌 컨테이너로 운송되기 때문에 항만세 면제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컨테이너 수출에는 냉장 소고기, 돼지고기, 가금류, 과일, 채소, 유제품, 그리고 감자튀김과 같은 가공식품이 포함된다. 면화, 사료(건초, 알팔파), 견과류, 건조 유제품, 목재, 종이, 그리고 식용 대두도 컨테이너로 운송된다. 미국의 무역 데이터에 따르면, 컨테이너로 운송되는 미국 농산물의 비중은 양적으로 약 25%를 차지하지만 가치로는 55%를 차지한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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