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미국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차에
도요타가 美서 생산하는 배터리 장착키로
트럼프 관세 맞서, ‘신 일본 공급망’ 구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맞서 일본 대표 자동차회사인 도요타와 혼다가 배터리 동맹을 맺었다. 미국서 생산되는 도요타 배터리를 혼다가 사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혼다가 미국에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차량에 장착하는 배터리를 도요타로부터 조달한다고 보도했다.
현재 혼다는 미국서 생산하는 하이브리드차량에 장착하는 배터리는 일본이나 중국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여기에 관세를 부과할 경우 차량이 가격 경쟁력을 잃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서 생산하는 도요타 배터리를 주목하게 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보급정책을 중단할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에서는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차량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S&P글로벌모빌리티에 따르면 2030년 미국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는 지난해 대비 2.5배 늘어난 412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미국 신차 판매의 25%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도요타는 미국 남부 노스캐롤라이나주에 북미 최초의 전지 공장을 가동한다. 여기에 투입되는 투자액은 약 2조엔(약 20조원)에 달한다. 이 공장에서는 내달부터 하이브리드차량용 배터리가 생산된다.
혼다의 지난해 미국 내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는 30만8000대로 집계됐다. 미국 전체 판매량(142만대)의 22% 수준이다. 올해는 40만대 판매를 예상하는데, 도요타에서 전량인 40만대분의 배터리를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혼다는 2030년에 전 세계 하이브리드차량 판매를 지난해보다 50% 늘어난 13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라인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일본 자동차업계는 트럼프 정부의 추가 관세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지난 4일부터 추가 관세를 10%에서 20%로 올렸고, 일본에 대한 자동차 관세도 현행 2.5%에서 10배인 25%로 올릴 가능성이 있다.
추가 관세가 적용될 경우 일본 6개 자동차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3조엔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일본에서 생산한 뒤 미국에 수출해 판매하는 차량이 연간 130만대에 달하기 때문이다.
혼다의 경우 당장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추가 관세 25%가 시행될 경우 연간 7000억엔가량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고, 미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