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일방적으로 휴전 합의를 파기했다며 반발했다. 가자지구 휴전이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17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겨냥한 ‘강력한 조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하마스가 인질 석방을 거듭 거부하고 휴전 협상과 관련한 제안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아 공격을 명령했다”며 “이스라엘은 지금부터 하마스에 군사 대응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가자지구 인근 모든 학교엔 휴교령을 내렸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에 따르면 이날 가자지구 전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소 326여 명이 숨지고 15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가자지구 민방위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어린이, 여성, 노인이라고 주장했다. 가자시티 북부의 한 건물이 공격을 받았고 가자 중부 데이르알발라에서는 주택 세 채 이상이 폭격당했다. 가자지구 내 주요 도시인 칸유니스와 라파에서도 공습 피해가 보고됐다. 이번 공습은 지난 1월 휴전 발효 이후 최대 규모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휴전 합의를 파기했다”며 “가자지구에서 억류 중인 인질 59명의 운명이 불확실해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1월 휴전에 합의했다. 1단계 휴전은 42일간 유지된 뒤 이달 1일 종료됐다. 이후 양측은 휴전 연장을 위해 협상을 벌여왔다. 이스라엘은 1단계 휴전을 50일 연장한 뒤 남은 인질의 절반을 먼저 석방하고 영구 종전에 합의하면 나머지 인질을 풀어주는 방안을 제안했다.
하마스는 인질 전원을 먼저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공습을 재개하며 하마스를 압박해왔다.
임다연 기자 all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