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전 세계 증시가 요동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 몇 시간 만에 갑자기 태세를 전환하자 글로벌 증시는 상호관세 발표로 인한 급락분의 절반가량을 하루 만에 회복하며 급반등했다. 관련기사 A4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나라에 90일간 관세율을 10%로 낮추겠다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린 9일 오후 1시 18분(현지시간)부터 증시에서 숏 스퀴즈(공매도한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사들임) 물량이 대거 나오며 나스닥 지수를 12.16%까지 끌어올렸다. 골드만삭스에서는 경기 침체 전망을 철회했다.
‘트럼프 풋’에 동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대만 자취엔은 이날 시가총액 1위인 TSMC가 가격제한폭(9.94%)까지 오르며 9.25% 상승했다. 상호관세로 인한 하락폭을 모두 회복한 것이다. 일본 닛케이225는 9.13% 상승했다.
사흘 전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국내 증시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선물 가격 급등으로 매수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됐다.
코스피는 이날 전일 대비 6.6% 상승한 2445.06에 장을 마쳐 4거래일 만에 2400선을 다시 회복했다. 코스닥 역시 5.97%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유예 발표 소식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며 달러당 원화값은 큰 폭으로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값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7.7원 오른 1456.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원화값은 38.1원 급등한 1446.0원에 출발한 뒤 내내 커다란 진폭을 보였다.
재정환율 고시 기준으로 100엔당 원화값은 992.17원에서 마감하며 최근 시장 충격을 키웠던 엔고 현상도 주춤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 철회가 아니라 유예를 한 상태이기 때문에 협상 과정에서 변동성은 계속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차장은 “미˙중 관세전쟁 여파에 따라 한동안 외환시장에서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