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자산 디커플링?…비트코인, 금 상승세 따라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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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 금값 전망치 300弗 올려
"신흥시장서 금 매수량 늘리는 중"
'디지털 금' 비트코인은 횡보세 지속
JP모건 "금·비트코인, 정반대 흐름"

안전자산 디커플링?…비트코인, 금 상승세 따라갈까

미국발(發) 관세 전쟁 여파로 금값이 연일 치솟고 있다. 반면 금과 함께 대체자산으로 주목받은 비트코인(BTC)은 8만달러 초·중반대의 박스권에 갇혔다. 시장에서는 금과 비트코인의 상관관계를 두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씨티은행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향후 3개월간 금값 전망치를 기존 온스당 3200달러에서 3500달러로 300달러 상향 조정했다. 씨티은행은 "중국을 포함한 신흥시장 중앙은행이 금 매수량을 늘리고 있다"며 "올 2분기 금 투자와 산업 수요가 광산 공급량의 110%까지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올 2분기 금 수요 전망치와 관련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연일 고공행진에 'M7' 제친 금

금값 상승세가 본격화한 건 지난 1분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본격화한 시점과 맞물린다. 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가 달러화까지 약세를 보이며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이에 금값은 지난달 사상 처음 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전날(17일)에는 장중 3350달러선을 뚫으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18일 기준 글로벌 자산군 시가총액 순위. 사진=컴퍼니스마켓캡 캡처

18일 기준 글로벌 자산군 시가총액 순위. 사진=컴퍼니스마켓캡 캡처

금값이 고공행진하며 관련 투자상품에도 자금이 쏠렸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글로벌 금 상장지수펀드(ETF)는 올 1분기에만 211억달러(약 30조원) 규모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경기 불확실성이 커졌던 지난 2022년 1분기 이후 최대 규모의 자금 순유입이다.

이와 관련해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찾으며 금이 선물·ETF 시장에서 자금 유입을 견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금 선물 거래량이 '매그니피센트7(M7·미 7대 기술주)'을 제치고 월가에서 가장 붐비는 거래에 등극했다"고 했다.

"비트코인, 금과 100~150일 시차"

단 금과 같은 대체투자처로 꼽힌 비트코인 가격은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이달 들어 8만달러 초·중반대의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올 2월부터 지난달까지 이어진 가격 조정 끝에 8만달러 초·중반대에 안착했지만 단기 저항선인 8만 5000달러를 돌파할 동력을 좀처럼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비트코인(BTC) 및 금(XAU) 가격 추이. 사진 제공=글래스노드

비트코인(BTC) 및 금(XAU) 가격 추이. 사진 제공=글래스노드

상황이 이렇다보니 금과 비트코인이 디커플링(탈동조화)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당초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린 만큼 금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여왔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지난해 현물 ETF 출시를 기점으로 제도권 금융에 편입되기 시작하며 미 증시와 커플링 현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JP모건은 "금과 비트코인이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비트코인이 안전자산 수요의 수혜를 입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비트코인이 금값 상승세를 후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비트코인이 인플레이션과 법정화폐 가치 하락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는 만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비트코인 커스터디(수탁) 업체 테야(Theya)의 성장 책임자인 조 콘소르티는 "(통상) 비트코인 가격은 100~150일의 시차를 두고 금값의 방향성을 따라간다"고 밝혔다. 온체인 분석업체 글래스노드는 "(비트코인) 하락폭은 이전 강세장 기간의 전형적인 조정 국면과 유사하다"며 "거시경제 불확실성에도 금과 비트코인은 눈에 띄게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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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형 블루밍비트 기자 gilson@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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