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 가족 앞세운 ‘외교폭주’ 논란

4 days ago 6

부통령 부인도 그린란드行… 왈츠 동행
에게데 총리 “미국, 힘 과시 목적” 격앙
트럼프 장남, 그린란드 방문 이어 실각 위기 세르비아 대통령 만나
“트럼프그룹 호텔 추진… 이해 충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왼쪽)가 11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회사 트럼프그룹은 베오그라드에 유럽 최초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잦은 반정부 시위로 퇴진 위기에 처한 부치치 대통령이 트럼프 일가의 힘을 빌려 정권 연장을 꾀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 출처 부치치 대통령 인스타그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왼쪽)가 11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과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회사 트럼프그룹은 베오그라드에 유럽 최초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잦은 반정부 시위로 퇴진 위기에 처한 부치치 대통령이 트럼프 일가의 힘을 빌려 정권 연장을 꾀하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사진 출처 부치치 대통령 인스타그램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의 부인 우샤 여사(39·사진)가 27∼29일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극권 광물 자원의 보고이며 지정학적 요충지인 그린란드를 편입하겠다는 의사를 꾸준히 밝히고 있다. 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 또한 올 1월 그린란드를 찾았다. 이런 상황에서 선출직 공직자가 아닌 부통령 부인까지 그린란드를 찾기로 하자 그린란드 측은 강한 불쾌감을 나타냈다.

백악관은 우샤 여사, 마이클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이 그린란드를 방문하기로 했다고 23일 밝혔다. 우샤 여사가 그린란드 유적지를 방문하고 전통 개 썰매 대회를 참관하는 등 친교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도 했다.

왈츠 보좌관과 라이트 장관은 그린란드 내 미군기지도 시찰할 예정이다.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외교 참모와 에너지 주무장관인 두 사람의 방문 또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그린란드 편입 의사와 무관하게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린란드 정계도 반발했다. 11일 치러진 그린란드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민주당의 옌스프레데리크 닐센 대표는 트럼프 주니어의 방문에 이은 이번 방문이 “그린란드인을 또 무시하는 처사”라고 날을 세웠다. 앞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발언 또한 “그린란드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도 현지 일간지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에게 힘을 과시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친의 집권 1기 때부터 ‘이해 상충’ 논란에 휩싸였던 트럼프 주니어는 최근 동유럽 세르비아에서도 비슷한 비판을 받고 있다. 그는 11일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최근 반(反)정부 시위로 실각 위기에 놓인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을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인 트럼프그룹은 베오그라드에 유럽 최초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짓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부치치 대통령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화한 반정부 시위로 퇴진 위기에 처해 있다. 당시 세르비아에선 제2의 도시 노비사드의 기차역이 부실 공사 여파 등으로 무너져 15명이 숨졌다. 이 참사를 계기로 부치치 정권의 실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해 현재도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사람이 만나자 뉴욕타임스(NYT) 등은 미국의 외교 정책과 트럼프 일가의 이해관계가 노골적으로 얽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그룹은 지난해 5월에도 부치치 정권으로부터 옛 국방부 부지에 고급 아파트 1500채와 호텔을 짓는 사업의 승인을 얻어냈다. 현지에서는 빠르면 6월경 총선이 치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하면 트럼프그룹이 세르비아에서 벌이는 각종 부동산 사업이 좌초될 가능성이 높다. 야권은 “옛 국방부 부지 같은 역사적 장소에 미국 호텔을 짓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를 감안할 때 트럼프 주니어와 부치치 대통령의 회동은 이해 상충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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