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와사키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다나카를 시장 선거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 포스터와 현수막에는 다나카가 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사진출처|X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리즈 유나이티드의 미드필더 아오 다나카(27)의 독특한 정치적 행보가 눈에 띈다.
최근 공개된 일본 가와사키시의 선거 독려 포스터에 다나카의 얼굴이 그려져 있다. 그는 오른손 검지를 치켜들며 환하게 웃으며 “10월 26일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자”고 말한다. 이날은 고향인 가와사키시에서 열리는 제21대 시장 선거일이다.
다나카는 현재 리즈 팬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 팀을 1부 승격으로 이끌며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고, 구단 올해의 골과 선수들이 뽑은 올해의 선수까지 석권했다. 승격 후에도 EPL 무대에서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 커리어 역시 언제나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고향팀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데뷔한 뒤 2019년 일본 국가대표로 발탁됐고, 2020년 J리그 우승을 경험했다. 곧바로 유럽 무대로 진출해 뒤셀도르프(독일)를 거쳐 리즈에 입성했다. 그런 그가 이번에는 경기장에서가 아니라 고향 거리 곳곳에서 시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가와사키시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다나카를 시장 선거 홍보 모델로 발탁했다. 포스터와 현수막에는 다나카가 손가락을 들어 올린 채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자”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유치원, 학교, 버스, 지하철역까지 가와사키 전역에서 다나카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위원회는 “가와사키에서 태어나고 자라 지금은 세계적으로 활약하는 다나카는 세대 불문하고 존경받는 인물”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현지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28년째 프론탈레를 응원해 온 한 팬은 “지역 출신 선수가 고향을 대표하는 얼굴로 뽑힌 게 자랑스럽다”며 “단순히 경기력뿐 아니라 인격적인 면까지 인정받은 것 같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팬은 “어릴 때부터 가와사키에서 성장해 월드컵과 EPL까지 올라간 선수는 드물다. 그런 선수를 시민들이 모델로 본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인 메시지”라고 밝혔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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