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 기업들은 여전히 폐쇄적입니다. 투자하고 싶어도 기업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서 못한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양재선 율촌 외국 변호사)
법무법인 율촌은 런던 소재 기업거버넌스자문사인 스퀘어웰 파트너스(SquareWell Partners)와 공동으로 '한국–불확실의 시대 속 기업 거버넌스를 통한 신뢰 강화' 세미나를 11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최근 상법 개정 등 기업 거버넌스 관련 법제 변화와 맞물려 한국 자본시장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 수준이 높아진 가운데, 기업의 대응 전략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행사는 오용석 율촌 기업지배구조센터장의 개회사로 시작해, 젠 시손(Jen Sisson) ICGN(국제기업지배구조네트워크) 회장과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첫 세션에서는 양재선 변호사의 주재로 한국의 기업 환경 변화와 관련된 규제, 투자자 기대의 흐름에 대한 토론이 진행됐다. 강석구 대한상공회의소 조사본부장, 나나 리(Nana Li) 임팩스자산운용 스튜어드십 총괄, 이남우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이 패널로 참여해, 법령 개정과 기준 개선 등 규제 환경 변화 속 기업의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나나 리 총괄은 외국인 투자자로서 한국 시장에 대한 관점이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정 들어 상법 개정 등 갖은 방안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한국이 자본시장 개혁의 리듬을 타고 있다고 본다"며 "여전히 저평가 해소 국면에 있고, 장기적 과제라고는 보지만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 이런 변화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 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에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의 IR(기업활동) 팀과는 이야기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거버넌스 변화를 생각할 때 경영진 중역들이 소통 전선에 서주길 바란다"며 "경영진들도 해외 투자자들에게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다 전향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양 변호사는 "여전히 한국 기업은 닫힌 시장에 머물러 있다"며 "기업들이 더 투명하게 자신들의 전략과 목표를 공유해야 글로벌 투자자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앤드류 브레디(Andrew Brady) 스퀘어웰 파트너스 이사의 진행으로 우에노 나오코(Naoko Ueno) 글래스루이스 연구 및 대외협력 부사장, 로스 테버슨(Ross Teverson)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 펀드 아시아·글로벌 신흥시장 팀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 등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앞서 지본시장 개혁을 추진한 일본 등에서 투자자들의 기대와 참여가 기업 행동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짚고, 한국에서는 어떤 식으로 정면교사할 수 있는지 논의했다.
마지막 세션은 앤드류 브래디(Andrew Brady) 이사와 김건 율촌 변호사의 진행으로 '일본 사례에서 배우는 한국 기업 내 주주 가치의 진화'를 주제로 한 좌담회였다. 아시아 지역의 영향력 있는 투자자 중 한 명인 세스 피셔(Seth Fischer) 오아시스 매니지먼트 최고투자책임자(CIO)와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주주 참여활동이 한국 시장에서 어떻게 진화할 것인지, 우리 앞에 놓은 향후 과제는 무엇인지를 두고 의견을 나눴다.
김 변호사는 "주주 참여의 활성화는 기업의 경영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일본 사례에서처럼, 적극적인 주주 활동은 기업 가치 증대와 더불어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양재선 변호사는 "기업 거버넌스가 불확실한 시대 속 신뢰 구축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았다"며 "국내 기업들은 형식적 대응을 넘어, 투자자와 시장이 공감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줄 때"라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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