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돌봄 마지막 퍼즐은 취업…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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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사회적농업]② 서귀포 푸른팜 민신철 대표
복지사 접고 장애인 일자리 개척
취업 중심 돌봄모델 정착 꿈꿔
정부 지원 종료 전 자립시스템 완성

  • 등록 2026-07-02 오전 5:00:05

    수정 2026-07-02 오전 5:00:05

[서귀포=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주로 도시에 있어요. 그마저도 중증 발달장애인 고용은 많지 않죠. 농촌의 중증장애인을 위한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농장을 차렸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에서 사회적 농업인 푸른팜을 운영하는 민신철(47·사진) 대표는 “발달장애인에게도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제주엔 대기업이 없고, 그나마 호텔이 규모가 큰 편이지만 의무로 고용하는 건 청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 위주”라며 “발달장애인은 채용해도 경증인 경우가 많아 중증 장애인들이 일할 곳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푸른팜사회적협동조합 민신철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푸른팜사회적협동조합 민신철 대표가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상시 노동자 대비 장애인 노동자 수가 일정 비율 이상인 사업장이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에게 양질의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지만 규모가 큰 기업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기업이 적은 농촌 지역에선 장애인이 취업할 기회를 얻기 힘들다는 게 민 대표 설명이다. 그는 “농어촌 지역 장애인은 더 고립돼 있다”고 강조했다.

국가데이터처 통계를 보면 지난해 기준 제주특별자치도(제주·서귀포시) 장애인은 3만 6800명, 이중 중증장애인은 1만 4450명이다. 인구소멸을 막고자 정부가 시범사업 중인 농어촌 기본소득 지급 대상 지역 17곳에 거주하는 장애인도 5만 1186명, 이 가운데 중증장애인은 1만 6890명에 달한다. 일자리 자체가 없다 보니 농촌 지역일수록 이들 장애인은 복지로 생계를 이어가는 게 현실이다.

20년간 사회복지사로 활동한 민 대표는 장애인들에게 복지도 필요하지만 일 할 기회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지 급여에 만족해서 노동할 생각이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인생의 주인으로서 살기 위해선 노동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푸른팜 입구에 세운 배너에 ‘사람다움 사회다움’을 새긴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민 대표는 “사람다움은 내 삶의 주인으로 사는 것, 사회다움은 약자와 더불어 사는 사회를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했다.

사회복지사였던 민 대표가 푸른팜 운영을 시작한 건 2년 전이다. 유럽의 사회적농업을 다룬 한 다큐멘터리를 우연히 접하면서다. 최중증 발달장애인도 사회적농장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민 대표는 서귀포시가 위탁한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센터장’이었지만 직책을 버리고 꽃 농장에 들어갔다. 1년간 일을 배우며 발달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센터를 그만두고 받은 퇴직금으로 푸른팜을 설립했다.

푸른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푸른팜 농장 입구에 설치된 배너엔 '사람다움 사회다움'이 적혀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푸른팜사회적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푸른팜 농장 입구에 설치된 배너엔 '사람다움 사회다움'이 적혀 있다.(사진=서대웅 기자)

현재 푸른팜에서 활동하는 장애인은 총 8명, 이중 직접 고용한 장애인은 2명이다. 민 대표는 “더 채용하고 싶지만 부대표와 둘이 담당하기엔 과부화 상태”라고 했다.

민 대표와 민 대표를 따라 사회복지사를 그만두고 푸른팜에 합류한 손온누리 부대표는 농장 자체 급여를 받지 않고 있다. 정부가 강사비 등을 지원하지만 수익이 많지 않아서다. 푸른팜에서 자체 판매한 수익은 운영비와 장애인 노동자 급여로 먼저 쓰고 있다. 이 때문에 민 대표와 손 부대표 모두 투잡을 뛴다. 민 대표는 “새벽에 헬스장에 나가 4시간 정도 청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의 사회적농장 지원 기간은 5년이다. 이 지원마저 끊기면 푸른팜은 지금보다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 있다. 민 대표는 그 사이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자립을 위해선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생산성이 일반 농장보다 낮을 수밖에 없어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구조이다 보니 안정적인 판매 수요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일각에서는 공공기관이나 학교 등의 납품 판로를 보장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장애인에게 취업을 제공하는 사회서비스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민 대표는 증장기적으로 푸른팜을 사회적농장 체인점까지 키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립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사례를 만들어내겠다는 얘기다.

민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의료와 주거와 같은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사회 통합돌봄 정책을 추진 중인데, 마지막 한 꼭지는 취업이라고 생각한다”며 “최고의 돌봄은 취업이고, 사회적농장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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