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5에 4명…'세계 최강 K골프' 부활 신호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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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영·임진희 ‘아쉬운 뒷심’ > 김세영(왼쪽)과 임진희가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엘카바예로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두 선수는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친 뒤 연장전에서 패했다. /AP연합뉴스

< 김세영·임진희 ‘아쉬운 뒷심’ > 김세영(왼쪽)과 임진희가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엘카바예로CC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샷을 하고 있다. 두 선수는 공동 선두로 경기를 마친 뒤 연장전에서 패했다. /AP연합뉴스

한국이 ‘여자골프 최강국’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비록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를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리더보드 최상단은 태극낭자들의 독무대였다. 준우승을 차지한 김세영과 임진희를 포함해 톱5에 4명의 선수가 이름을 넣었다. 한국 여자골프가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본격적인 부활의 서막을 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장서 뼈아픈 역전

김세영과 임진희는 2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엘카바예로CC(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JM 이글 L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적어내며 해나 그린(호주)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18번홀(파4)에서 치러진 피 말리는 연장 승부에서 승리의 여신은 한국 선수들을 외면했다. 두 선수가 파에 그친 사이 그린이 극적인 버디를 낚아채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가장 짙은 아쉬움을 삼킨 주인공은 김세영이었다. 2라운드부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간 그는 이날 16번홀(파5)까지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뼈아픈 실수는 17번홀(파3)에서 나왔다. 티샷이 벙커에 빠지며 치명적인 보기를 범했고, 그 사이 맹추격하던 그린과 임진희에게 기어이 공동 선두 자리를 허용했다. 이날 김세영이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로 2타를 줄이는 데 그친 반면, 그린과 임진희는 각각 4타, 5타를 맹렬히 줄이며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다.

세 명이 맞붙은 연장전의 희비는 두 번째 샷에서 갈렸다. 김세영의 샷은 핀에서 약 10m 떨어진 곳에 멈춰 섰고, 회심의 버디 퍼트마저 홀에 미치지 못했다. 임진희 역시 티샷이 페어웨이 우측으로 크게 밀리며 일찌감치 우승 경쟁에서 이탈했다. 반면 118m 거리에서 두 번째 샷을 날린 그린은 공을 홀 4m 안쪽에 바짝 붙인 뒤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마침표를 찍었다.

준우승에 그친 것은 아쉽지만 보상은 컸다. 김세영과 임진희는 각각 38만8849달러(약 5억7300만원)의 상금을 챙겼다. 대회 메인 스폰서인 JM 측이 전날 총상금을 475만달러(종전 대비 100만달러 증액)로 파격 인상하면서 우승상금(기존 56만2000달러) 역시 대폭 늘어난 덕분이다. 메이저 대회와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을 제외하면 일반 대회 중 LPGA투어 역대 최대 규모다. 짜릿한 역전극을 펼친 그린은 71만2500달러(약 10억5000만원)의 우승상금을 거머쥐었다.

◇메이저 우승 기대

비록 우승컵은 내줬지만, 이번 대회는 한국 여자골프의 압도적인 저력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준우승을 차지한 두 선수 외에도 윤이나가 단독 4위(16언더파), 유해란이 공동 5위(14언더파)에 오르며 리더보드 최상단을 휩쓸었다. 톱5가 무려 4명이 한국 선수로 채워질 만큼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한국 여자골프는 최근 몇 년간 뼈아픈 침체기를 겪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던 과거의 위상이 무색할 만큼 승수 가뭄에 시달리며 위기감이 컸다. 불과 2년 전인 2024시즌에는 한 해 동안 단 3승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역시 6승을 거두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으나, 7승을 쓸어 담은 라이벌 일본에 ‘시즌 최다승 국가’ 타이틀을 내주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 판도부터 확연히 다르다. 거침없는 우승 릴레이로 과거의 위용을 빠르게 되찾고 있다. 올 시즌 치러진 8개 대회에서 한국 군단이 합작한 승수만 벌써 3승이다. 베테랑 이미향이 마수걸이 우승으로 기분 좋은 포문을 열었고, 김효주가 2승을 몰아치며 든든한 기둥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다.

태극낭자들의 매서운 샷 감각에 다가오는 메이저 대회 우승 기대도 최고조에 달했다. 올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은 오는 23일부터 나흘간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에서 막을 올린다. 한국은 2024년 6월 양희영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아직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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