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3대 지수 가운데 하나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DJIA)가 26일(현지시간) 출범 130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최근 수년간 S&P500과 나스닥 대비 부진한 흐름을 이어간다는 평가가 워가에서 나오고 있다.
마켓워치는 이날 최근 3개월간 다우지수 상승률은 1.9%에 그친 반면 S&P500은 8.8% 급등했다고 소개했다. 양 지수 간 성과 차이가 8%포인트를 넘어선 것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직전 이후 처음이다.
실제 다우존스 지수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증시를 대표하는 상징적 지수라는 위상은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기술주 중심 시장 흐름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면서 “시대에 뒤처진 지수”라는 비판도 커졌다.
가장 큰 원인은 AI 중심으로 재편된 뉴욕증시 흐름을 다우지수가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뉴욕증시를 주도하는 엔비디아·마이크론·브로드컴 등 반도체와 빅테크 기업 영향력이 커졌지만 다우지수는 전통 산업 중심 색채가 강하다.
실제 다우지수 내 금융업 비중은 27.2%, 산업재 비중은 18.4%에 달한다. 반면 정보기술(IT) 비중은 17.1% 수준에 불과하다. S&P500의 IT 비중이 35%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AI 수혜 업종 반영 비율이 절반 수준인 셈이다.
이 때문에 AI 랠리가 강할수록 다우지수는 상대적으로 뒤처지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날도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주가 급등에 힘입어 S&P500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다우지수는 유나이티드헬스 하락 영향으로 118포인트 떨어졌다.
지수 산출 방식 자체가 낡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다우지수는 기업 시가총액이 아니라 주가 수준에 따라 비중을 정하는 ‘주가가중’ 방식이다. 주가가 높은 종목일수록 영향력이 커지는 구조다. 반면 S&P500과 나스닥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실제 기업 가치와 시장 영향력을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한다.
예를 들어 시가총액이 더 작은 기업이라도 주가가 높으면 다우지수 움직임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 때문에 월가에서는 “현대 시장 구조와 맞지 않는 방식”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베터인베스트먼트의 마크 아베터 대표는 마켓워치에 “다우지수를 거의 보지 않는다”며 “가격가중 방식 자체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우지수가 완전히 의미를 잃은 것은 아니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가장 상징적인 미국 증시 지표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미국 저녁 뉴스에서는 “오늘 다우지수가 몇 포인트 올랐는가”가 대표 헤드라인처럼 사용된다.
아메리프라이즈의 앤서니 새글림베네 수석시장전략가는 “다우지수는 사람들이 시장 분위기를 체감하는 대표 지표”라며 “30개 대표 기업을 통해 미국 기업 경제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 장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장기 흐름에서는 S&P500과의 차이도 크지 않았다. 최근 40년간 다우지수와 S&P500의 상관계수는 0.99에 달했다. 사실상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의미다.
오히려 특정 시기에는 다우지수가 더 강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2022년 인플레이션 충격 당시에는 기술주 비중이 높은 S&P500보다 다우지수가 더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리 상승기에는 금융·산업재 중심 구조가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S&P다우존스인덱스의 해미시 프레스턴 미국 주식 책임자는 “다우지수는 단순한 투자 지표를 넘어 미국 경제 변화의 역사 자체를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AI 시대에도 결국 새로운 산업 흐름을 반영하며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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