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이 전쟁 시작했다” 미스 캄보디아 발언에 양국 여론 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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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미스 틴 캄보디아 우승자가 “태국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주장해 양국 간 외교적 긴장 속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민감한 국경 분쟁 상황에서 미인대회 우승자가 공개 석상에서 정치적 발언을 내놓자, 캄보디아와 태국 누리꾼들은 격렬한 논쟁을 벌이며 양국의 여론이 갈라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현지시간) 미스 틴 캄보디아 우승자 추리 라오르후르스가 무대에 올라 태국을 향해 강도 높은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캄보디아 국기를 들고 울먹이며 “태국이 전쟁을 시작해 양국의 평화가 깨졌다”며 태국에 억류된 캄보디아군 18명의 귀환을 요구했다. 이어 “우리는 싸움을 원하지 않는다. 이웃한 두 나라가 평화와 미래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말해 현장을 술렁이게 했다.

● 애국적 발언일까, 미인대회에서 부적절한 정치 메시지일까

SNS 갈무리 @laorhours_official

SNS 갈무리 @laorhours_official

이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양국 반응이 갈렸다. 캄보디아 누리꾼들은 “용기 있는 발언”, “애국심을 보여줬다”며 그를 지지했지만, 태국에서는 “미인대회는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장소가 아니다”, “국제 분쟁을 이용해 관심을 끌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태국 정부와 미스 틴 조직위원회는 아직 해당 논란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정치적 파급력을 고려해 신중히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 국경 분쟁의 배경은 무엇인가…“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영유권”

두 나라의 긴장은 지난 7월 말 발생한 국경 교전으로 한층 고조됐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11세기 크메르 유적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의 영유권을 두고 오랫동안 갈등을 이어왔다. 이 사원은 캄보디아 북서부 국경 지역에 위치해 양국 모두가 역사적·문화적 권리를 주장해 왔다.7월 말 교전에서는 최소 48명이 숨지고 130여 명이 부상했으며, 양측 모두 병력을 증강시켜 국제사회 우려가 커졌다.

교전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모두에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휴전을 압박했다. 지난 10월 아시아 순방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두 나라가 휴전 협정에 합의하도록 중재했고, 협정은 그달 26일 체결됐다.

이번 미인대회 우승자의 발언은 이러한 민감한 역사·외교 상황 속에서 터져나온 것이어서, 단순한 소감 발언을 넘어 양국 여론의 감정선을 크게 자극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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