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사정권 수장 민 아웅 흘라잉(69) 전 최고사령관이 대통령에 선출됐다. 올해 초 야당이 사실상 배제된 총선을 통해 권력을 확보한 군부가 집권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3일(현지시간) 군부가 장악한 미얀마 양원 의회는 전체 의원 투표를 통해 후보 3명 중 흘라잉 전 최고사령관을 5년 임기의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총 584표 가운데 429표를 얻어 과반을 크게 웃돌았다.
함께 후보로 나선 뇨 사우 총리는 126표, 친군부 성향의 통합단결발전당(USDP) 소속 난 니 니 아예 의원은 29표를 얻는 데 그쳤으며, 이들은 각각 부통령으로 선출됐다.
흘라잉은 대통령 선출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군 최고사령관직에서 물러났다. 미얀마 헌법상 대통령은 군 최고사령관을 겸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후 하원의원들에 의해 곧바로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다.
이번 선출은 이미 예견된 결과였다. 군정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진행된 총선을 야당을 배제한 채 치렀고, 군부가 지지하는 USDP가 의회 과반을 확보하며 사실상 대통령 선출권을 쥐었기 때문이다.
흘라잉은 2011년 군 최고사령관에 오른 이후 장기간 군부를 이끌어온 인물이다. 2017년에는 소수 민족인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한 군사 작전을 벌여 당시 약 75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향후 그는 측근인 예 윈 우 신임 최고사령관을 통해 군부를 계속 장악하면서, 대통령이라는 민간 권력의 외피 아래 실질적인 통치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 선출이 미얀마 군부의 장기 집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미얀마는 최근 60년 중 약 50년을 군부 통치 아래 놓여 있었다.
현지 전문가 아웅 캬우 쏘는 “그는 오랫동안 최고사령관 직함을 대통령으로 바꾸려 했다”며 “이번 선출은 그 꿈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비영리 연구기관인 ‘무력충돌위치·사건자료 프로젝트’(ACLED)에 따르면 2021년 미얀마 쿠데타 이후 이어진 내전으로 지금까지 최대 9만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
반군부 세력도 결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연방민주연합 창설 추진위원회는 성명에서 “목표는 모든 형태의 독재를 완전히 해체하고 공동으로 새로운 정치 지형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군부는 2020년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압승하자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2021년 2월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했다. 이후 수치 고문은 징역 27년형을 선고받았고, NLD는 2023년 군정에 의해 해산돼 이번 총선에 참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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