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건강 정보를 얻고 있다는 이들이 점점 늘고 있어 의료진이 주의를 당부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10일 "틱톡에서 터무니없는 건강 정보가 쏟아지고 있다"며 현재 틱톡에서 주목받고 있는 몇몇 건강 정보를 소개했다.
예컨대 틱톡의 일부 영상에서는 배꼽에 피마자유를 '배꼽 오일링'이 소화를 돕고 복부 팽창을 줄이며, 생리통과 자궁 내막증을 완화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마자유는 실제로 보습제나 관장제로 쓰이기도 하나 배꼽을 통해 피마자유를 흡수할 수 있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일부 틱톡커는 코안에 마늘을 넣는 것이 부비동의 콧물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홍보했다. 마늘이 코막힘을 완화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사이먼 게인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는 가디언에 "마늘로 부비동의 콧물을 배출할 수 없다"며 "마늘의 매운 냄새에 대한 반응으로 코에서 점액이 생성된 것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귀리와 물, 라임주스를 섞은 음료가 세마글루티드 성분의 당뇨병·비만 치료제 '오젬픽'(Ozempic)과 유사한 효과를 낸다는 낭설도 틱톡을 중심으로 퍼졌다. 이 음료는 틱톡에서 '오트젬픽'(Oatzempic)으로 불리며 마치 '체중 감량 묘약'인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MZ 틱톡커 87% "건강 정보 신뢰"
문제는 이러한 SNS 건강 정보가 사용자에게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10월 미국 경제 매체 CNBC를 통해 알려진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Z세대(1995~2009년 출생자) 남성 3명 중 1명이 "SNS를 통해 건강 정보를 얻고 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공개된 아일랜드 더블린시티대학교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SNS 건강 정보에 대한 강한 의존성이 드러났다. 2000명의 틱톡 사용자 중 57%가 영양에 관한 정보를 얻는 주요 출처로 해당 애플리케이션(앱)을 꼽았다. 이들 중 67%는 이 앱에서 얻은 건강 정보를 실생활에서 실천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 연령대에 속하는 틱톡 사용자의 87%는 틱톡에서 얻은 영양 관련 정보를 "전적으로 신뢰한다"라고도 답했다.
높은 신뢰도에 비해 정확도는 매우 낮았다. 이 대학이 설문조사와 동시에 약 6만7000개의 틱톡 콘텐츠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공중보건 지침에 부합하는 건강 정보는 단 2.1%뿐이었다.
전문가의 설명에 따르면 틱톡에서 관심을 끄는 건강 조언들은 대개 효과가 빨라 보이거나 방법이 단순하다는 공통점을 갖추고 있다. 더블린시티대학교 연구진도 틱톡의 건강 관련 영상이 인기를 끄는 이유에 대해 "'자극적인 한 방'이 있기 때문"이라며 "특이할수록 많이 퍼진다"고 설명했다.
함승헌 가천대 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SNS를 통해 건강 정보를 빠르고 쉽게 얻을 수 있다"면서도 "떠도는 정보가 전문가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 확인하고 출처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개인 경험을 토대로 한 SNS 속 건강정보는 시각 효과와 편집 기술, 자극적 제목 등이 관심을 끌기 때문에 비판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정보를 객관화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영리 한경닷컴 기자 smart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