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유럽, K뷰티에 홀렸다

1 hour ago 1

韓화장품 ‘가성비→혁신’ 브랜드로… 수출액 3년새 伊 4배-佛 2배 등 급증
코스맥스, 伊 ODM 품고 현지화 속도
아모레, 英 플랫폼 입점 ‘공략 잰걸음’
韓 기술력 인정, 유럽시장 틈새 뚫어

K뷰티가 미국, 중국을 넘어 유럽 시장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등 화장품 강국에서도 K뷰티 인기가 높아지면서 한국 기업들도 현지 생산기지와 유통망 확보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17일 관세청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한국 화장품의 이탈리아 수출액은 2022년 700만 달러(약 106억 원)에서 지난해 2747만 달러(약 415억 원)로 약 3.9배로 늘었다. 프랑스 수출액도 같은 기간 5385만 달러(약 814억 원)에서 지난해 1억1525만7000달러로 대폭 늘었다. 특히 영국의 경우 올해 5월까지 1억5567만 달러(약 2354억 원)어치가 수출됐는데, 이는 지난해 1년 동안 수출한 금액 1억8734만 달러(약 2833억 원)의 약 83%에 해당한다.

이에 국내 기업들은 유럽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스맥스그룹은 12일 이재명 대통령의 이탈리아 국빈 방문 기간 열린 ‘한-이탈리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서 이탈리아를 K뷰티 유럽 사업의 전략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코스맥스는 올해 초 이탈리아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케미노바 지분 51%를 인수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약 180억 원으로 연간 생산능력 약 2000만 개에 달하는 현지 제조기업이다. 코스맥스는 이를 통해 현지 생산과 연구개발(R&D)을 기반으로 한 현지화 전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그간 유럽은 K뷰티가 안착하기 어려운 시장으로 평가받아 왔다. 전 세계 화장품 시장을 주도하는 프랑스 로레알 그룹을 비롯해 이탈리아의 산타마리아노벨라, 키코 밀라노 등 강력한 로컬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K뷰티에 대한 인식이 단순 ‘가성비 화장품’에서 혁신적인 브랜드로 인식되며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4월 보고서를 통해 “유럽의 규제 강화로 인해 K뷰티 제품이 ‘클린 뷰티’ 요구 조건을 충족시킬 뿐만 아니라 피부 재생 능력까지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16일(현지 시간) 벨기에와 네덜란드 최대 뷰티 편집매장 ‘크루이트바트’는 처음으로 한국 제품을 수입해 PB(자체 브랜드)로 판매에 나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그간 고가의 럭셔리 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어 온 유럽에서 소비자의 구체적인 니즈에 따라 제품이 세분화되어 있는 K뷰티의 기술력과 효과가 인정받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현지 유통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럭셔리 브랜드 설화수는 올해 1월 영국 온라인 뷰티 플랫폼 컬트뷰티에 공식 입점했다. 에이피알의 메디큐브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17개국 세포라에 입점해 450여 개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어뮤즈도 올해 초 영국 대형 드러그스토어 체인 슈퍼드러그와 K뷰티 유통 전문 기업인 ‘퓨어서울’ 매장에 입점하는 등 현지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