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황 따라 희비…중앙그룹 흔들릴 때 HD현대·LS는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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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 올해 상반기 신용평가사 정기평정에서는 주요 그룹별 신용도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그룹이 주력하고 있는 업종의 업황과 재무체력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

10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의 상반기 정기평정 결과 중앙그룹은 계열 전반의 유동성 우려가 현실화되며 신용위험이 급격히 확대됐고, 롯데그룹 역시 주요 계열사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며 하방 압력이 커졌다.

반면 HD현대와 LS, 다우키움 그룹 등은 주력 사업의 실적 개선과 재무안정성 회복을 바탕으로 신용도 상향 흐름을 탔다.

회사채 장기신용등급은 원리금 상환 능력에 따라 투자등급(AAA~BBB-)과 투기등급(BB+~D)으로 구분된다. AA급 이상은 상환 능력이 매우 우수한 우량채, A·BBB급은 경기 변동 리스크가 있는 투자등급 채권으로 분류된다. BB급 이하는 투기등급, D등급은 채무불이행 상태를 뜻한다.

[본 이미지는 AI 기술을 활용해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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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그룹, 유동성 우려가 현실로

올해 상반기 정평에서 가장 뚜렷한 하방 사례는 중앙그룹이었다. 지난 6월 JTBC의 유동화 차입금 상환 불이행을 계기로 계열 전반의 재무위험이 빠르게 현실화했다. 앞서 JTBC는 미르제이차 56억원, 제일티비씨제이차 150억원 등 총 206억원 규모의 유동화 차입금 상환을 이행하지 못했다.

이후 신용평가사들은 중앙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을 잇달아 디폴트(D) 수준으로 낮췄다. 한신평은 중앙일보, 콘텐트리중앙, 메가박스중앙의 신용등급을 모두 D로 강등했다. 한기평은 JTBC의 신용등급도 D로 낮췄다. 계열사별 개별 실적 부진을 넘어 그룹 차원의 유동성 대응 능력에 대한 우려가 신용등급에 직접 반영된 셈이다.

중앙그룹 계열사인 SLL중앙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SLL중앙의 신용등급은 기존 'BBB(안정적)'에서 'B-(하향검토)'로 강등됐다. 투자등급이던 신용도가 단기간에 투기등급으로 내려오면서 계열 재무위험 전이가 현실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도 하방 압력…석화·유통 부담 겹쳐

롯데그룹도 상반기 정평에서 하방 압력이 두드러졌다.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코리아세븐과 롯데물산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전망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AA-'를 유지했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사업재편을 통해 영업손실을 일부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실적 부진으로 재무부담을 줄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1분기 유가 상승과 긍정적 래깅 효과 등에 힘입어 연결기준 영업이익 735억원을 기록했지만 신평사들은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재차 저하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유통·부동산 계열의 부담도 이어지고 있다. 코리아세븐(A0)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롯데물산(AA-)의 신용등급 전망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석유화학 업황 부진과 유통·부동산 계열의 수익성 부담이 겹치면서 그룹 전반의 신용도 하방 리스크가 커지는 모습이다.

HD현대, 조선·전력기기 호조에 상향

반면 HD현대그룹은 상반기 정평에서 뚜렷한 신용도 개선 흐름을 보였다. HD현대, HD현대중공업, HD현대일렉트릭 등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나란히 상향됐다.

신용평가 3사는 HD현대와 HD현대일렉트릭, HD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을 기존 '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그룹 핵심 사업인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의 실적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지주사와 계열사 전반의 재무안정성 개선이 맞물린 결과다.

HD현대는 조선과 전력기기 부문의 순현금 규모 확대에 힘입어 차입부담이 완화되는 추세다. 배당수입 증가와 보유 지분 기반의 재무적 융통성도 자체 재무안정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HD현대미포와의 합병 시너지로 시장 지배력이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선가 물량 중심의 수주잔고를 감안하면 높은 수익성이 중단기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HD현대일렉트릭 역시 북미 중심의 전력기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사업기반이 커지고 영업수익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박현준 나신평 수석연구원은 등급 상향 배경에 대해 "그룹의 영업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으며, 조선 및 전력기기 부문을 중심으로 중단기 우수한 영업수익성이 유지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S·다우키움도 상방 흐름

LS그룹도 신용도 상향 기대가 커진 대표 그룹이다. LS전선(A+)과 LS(A+)의 신용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됐다. 글로벌 전력 수요 확대에 따른 우호적인 업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초고압 전력선과 해저케이블 등 고부가 제품 매출이 늘면서 이익창출력이 개선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신용평가업계는 전방시장 확대와 고부가 제품 비중 상승을 바탕으로 LS전선의 외형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LS전선의 연결기준 수주잔고는 2021년 말 2조7000억원에서 2026년 3월 말 8조5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이예찬 한기평 연구원은 "우호적인 수요 환경 속 원활한 판가 반영이 원가 부담을 흡수하는 한편, 고부가 제품 위주의 수주 물량이 매출로 반영되며 종전 대비 이익창출력이 한층 제고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우키움그룹도 상향 흐름에 이름을 올렸다. 신평 3사는 키움증권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상향하고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온라인 주식거래 중개를 기반으로 상품운용과 투자은행(IB) 부문 실적이 개선되며 역대 최대 영업실적을 기록한 점이 반영됐다.

키움캐피탈의 신용등급도 'A-'에서 'A'로 올라섰고, 키움F&I 역시 'A-(긍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상향됐다.

신용평가3사의 상반기 정평 결과는 전체 수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용도 차별화를 보여줬다. 그룹별로 업황과 재무체력에 따라 온도 차가 컸단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재무부담이 큰 그룹은 유동성 이벤트 하나만으로도 신용위험이 급격히 확대됐고, 반대로 주력 사업의 구조적 성장성과 현금창출력이 확인된 그룹은 신용도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며 "하반기에도 업황 회복의 지속성, 차입 만기 대응 능력, 계열 지원 여력에 따라 그룹별 신용도 양극화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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