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거래소 파산 시 이용자 보호 구멍…디지털자산기본법에 명확한 기준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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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주회사법학회·한국디지털자산법학회 세미나
김주호 서울시립대 박사, '사업자 파산사례' 대책 발표
현행법상 도산 시 이용자 보호 불가, 법에 대책 반영 필요

  • 등록 2026-04-28 오후 7:35:34

    수정 2026-04-28 오후 7:35:34

[이데일리 정윤영 기자] 디지털자산(가상자산) 거래소 파산 시 이용자 권리가 단순 채권으로 밀려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권리 귀속과 도산 처리 기준을 명확히 담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재정경제부 등이 검토 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 관련 규율을 명확하게 해서 이용자 보호 방안을 면밀히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주호 서울시립대 박사는 28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지주회사법과 디지털자산법의 현황과 전망’ 주제의 한국지주회사법학회·한국디지털자산법학회 춘계학술세미나에서 “현행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과 입법 과정에 있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이 시장 질서 확립과 행위 규제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이용자 자산의 법적 성질이나 도산 시 처리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충분한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박사는 먼저 “이용자가 개인키를 직접 보유하지 않는 구조에서는 사업모델과 관계없이 이용자 권리가 채권적 권리로 수렴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 디지털자산 거래소인 마운트곡스와 미국 디지털자산 플랫폼인 보이저 디지털(Voyager Digital) 등의 파산 사례를 언급하면서 “이용자가 개인키를 통제하지 못하는 수탁형 구조에서는 법적 지위가 일반채권자로 귀결되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사진=한국지주회사법학회·한국디지털자산법학회)

세계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로 알려진 마운트곡스는 2014년 약 85만개의 비트코인이 유출되며 파산했다. 당시 일본 법원은 비트코인을 전통적 의미의 ‘물건’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해 이용자의 소유권에 기초한 반환 청구를 인정하지 않았다. 보이저 디지털 역시 파산 과정에서 이용자 청구가 물권적 반환청구가 아닌 일반 채권으로 분류된 바 있다.

김 박사는 디지털자산 관련 법안이 불공정거래 규제나 시장 질서 확립에는 효과가 있지만, 정작 이용자 자산의 법적 성격과 권리 귀속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을 한계로 지적했다.

김 박사는 해당 법안이 ‘기능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디지털자산을 ‘분산원장기술 등을 통해 생성·저장되고 전자적으로 이전 가능한 재산적 가치’로 정의하면서도, 권리 귀속을 판단하는 핵심 기준인 ‘지배(control)’ 개념을 명시적으로 도입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박사는 이같은 국내 상황이 지배를 기준으로 디지털자산의 이전과 담보권을 규율하는 미국이나, 개인키 보유를 권리 귀속의 핵심 기준으로 삼는 국제 기준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 박사는 “가상자산은 개인키를 통해 사실상 배타적 지배가 가능한 자산임에도, 이를 민법상 물권으로 볼지, 단순 채권으로 볼지에 대한 법적 성격이 현재 정립돼 있지 않다”며 “이 문제는 사업자가 파산하는 순간 현실화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가상자산을 물권에 준하는 권리로 인정할 경우 이용자는 해당 자산이 회사 재산이 아니라는 점을 주장해 반환을 요구할 수 있지만, 채권으로 해석될 경우 다른 채권자들과 함께 배당을 받는 데 그치게 된다”고 짚었다.

아울러 김 박사는 현행 제도가 이용자 자산의 분리보관 의무를 규정하고 있음에도, 이 조치가 도산 절차에서 이용자에게 우선권을 보장하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회계상 구분이나 내부 관리만으로는 이용자 자산을 실질적으로 보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김 박사는 △가상자산의 재산적 성격을 명확히 하고 일정 범위에서 물권적 권리 또는 이에 준하는 권리로 인정하는 방안 △이용자 자산을 신탁 또는 이에 준하는 구조로 분리해 사업자의 고유재산과 독립적으로 보호하는 제도 △등기·공시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기술적·제도적 장치 마련 등을 제도 개선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는 “디지털자산은 기존 법리를 단순히 적용하는 대상이 아니라, 디지털 환경에서 재산권 구조를 재구성해야 하는 영역”이라며 “향후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권리의 귀속과 도산 시 처리 기준이 명확히 규정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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