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이 코에 뿌려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데 효과가 있는 제품을 개발해 올 상반기 출시한다. 코 점막에서 방어막을 형성하는 제품이 나온 적은 있지만 바이러스의 침입과 복제를 막아 예방 효과가 있는 제품이 나오는 것은 이번이 세계 처음이다.
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호흡기 감염병의 방어력을 높이는 비강 분무 스프레이 제품을 개발해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 대웅제약은 2023년 6월 관련 기술의 특허를 출원했다.
그동안 해외에선 알레르기 비염 및 호흡기 감염 예방을 위해 콧속에 뿌려 물리적인 막을 형성하는 제품이 여러 개 출시됐다. 영국 나잘레즈와 미국 P&G의 제품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2021년 한미약품이 코에 뿌려 호흡기 바이러스 침입을 차단하는 ‘콜드마스크’를 출시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단종됐다. 대웅제약은 의약품이 아닌 의료기기 허가를 받은 만큼 임상 추가 검증 등의 부담 없이 출시와 판매 확대가 가능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의 신제품은 콧속 비강 내 물리적 방어막을 형성하는 잔토모나스 발효추출물과 바이러스의 복제와 확산을 억제하는 카모스타트가 주요 성분이다. 잔토모나스는 푸딩, 드레싱 소스, 수분 크림 등에 쓰이는 인체 무해 성분이다. 카모스타트는 사스, 메르스 및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의 진입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바이러스가 침투하는 첫 통로인 콧속 비강 내에서 물리적 방어막을 형성할 뿐만 아니라 카모스타트가 바이러스의 세포 내 침입을 억제하는 이중 효과가 있다”며 “방어막 형성과 바이러스의 인체 내 확산을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지닌 제품으로, 차별화된 장점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1회 분무로 8시간 동안 물리적 막이 지속된다. 미생물 역류 방지 필터가 적용돼 분무액 오염에 따른 감염 위험도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최근 독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데, 전염력 높고 합병증 위험이 큰 호흡기 감염병은 선제적 조치로 예방하는 것이 치료보다 더 중요하다”며 “감염병 방어력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