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패닉셀에도 증권가 “비중 늘려라”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 오히려 상승세
“변동성 활용해 분할매수 전략 유효해”
지난달까지만 해도 코스피 1만선 기대감이 증시를 이끌었지만 지금은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이번 급락을 펀더멘털(기초체력) 훼손보다 수급 충격에 따른 과도한 조정으로 진단하며 오히려 비중을 늘릴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약 15% 하락했다.
지난 1일 8591.50에서 출발한 코스피는 3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하락하며 7000선 초반까지 밀렸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공포 매도가 확산했고 투자심리도 빠르게 얼어붙는 모습이다.
그러나 주요 증권사들은 최근 급락을 추세 훼손이 아닌 과도한 조정으로 진단했다. 반도체 업황 우려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한꺼번에 겹치며 낙폭이 확대됐지만, 실적 전망과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 시장의 공포가 지나치게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대신증권은 이번 급락의 성격을 기업 실적 악화보다 반도체 쏠림 현상과 레버리지 투자 청산이 겹친 수급 충격으로 규정했다. 실제 코스피는 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했지만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은 오히려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장기 실적 전망 역시 상향 조정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6.17배까지 낮아졌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인 6.27배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대신증권은 현재 시장이 역사적 저평가 영역에 진입했다며 변동성을 활용해 분할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지지선으로는 7000선을 제시하면서도 7000선 이탈은 일시적인 ‘언더슈팅(과도한 하락)’ 구간으로 진단했다.
KB증권은 전날 급락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통상 개인은 급락장에서 저가 매수에 나서지만, 이번에는 오히려 투매 성격의 매도세가 나타난 것으로 해석했다. 과거에도 개인 심리가 극도로 위축됐던 시기 이후 주가는 대부분 회복 흐름을 보였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기술적 지표 역시 과매도 국면을 시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KB증권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2배 수준인 7070포인트를 주요 지지선으로 제시하며 ‘뚫린 저항선은 지지선이 된다’는 주식시장의 명제가 이번에도 유효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번 조정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된 반도체 업황 우려에 대해서도 과도한 해석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KB증권은 최근 시장이 반도체 이익 증가율 둔화를 업황 고점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는 기저효과를 간과한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이익이 1000% 가까이 급증한 상황에서는 증가율이 둔화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사례를 보면 지난 2013년과 2017년 모두 EPS 증가율은 먼저 고점을 찍었지만, 주가는 각각 약 10개월, 9개월 뒤에야 정점을 형성했다. 시장이 보는 핵심은 이익 증가율 자체보다 이익의 절대 규모와 이익률의 지속성이라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의 고점을 판단할 때도 이익 증가율보다 이익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가는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2분기 실적 시즌과 오는 14일 발표되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분위기를 바꿀 주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 시즌에는 반도체뿐 아니라 비반도체 업종과 수출주의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면서 “수출 모멘텀과 환율 효과 등에 힘입어 반도체와 비반도체 구분 없이 고른 실적 개선이 나타나면서 코스피 쏠림 현상이 완화되고, 강력한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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