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조선사 케이조선(옛 STX조선해양)이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연합자산관리(유암코)·KHI 컨소시엄은 케이조선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매각 측은 최근 국내 주요 회계법인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으며, 이번 매각 대상은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보유한 케이조선 지분 99.58% 전량이다.
케이조선은 과거 STX조선해양 시절 한때 세계 4위 조선소로 성장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13년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고, 2016년에는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이후 2017년 7월 법정관리를 졸업했으나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며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전환점은 2021년에 찾아왔다. 당시 유암코·KHI 컨소시엄이 STX조선해양을 약 2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변경했고 재도약을 시도했다. 인수 당시 KHI는 500억원, 유암코는 2000억원을 출자했으며 초기에는 KHI가 경영권을 행사했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유암코가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최근 케이조선은 실적 반등에 성공하며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 케이조선의 매출은 9347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2억원으로 집계됐다. 조선업 경기 회복과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의 주된 배경으로 꼽힌다.
IB 업계에서는 조선업이 국가전략산업인 만큼 이번 매각은 전략적투자자(SI) 중심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KBI그룹, KG그룹, 동국제강 등이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케이조선의 기업가치를 1조원 안팎으로 평가한다. 다만 실제 매각 협상 과정에서 가격은 일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나현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