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열풍에 한국 몰려오는데…"日 따라가려면 멀었다" 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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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방한 외국인 전년비 14.6%↑
'케데헌' 열풍에 K컬처 수요 증가세
업계, 재방문 유도 위해 '지역관광 활성화' 강조
전문가, 허브앤스포크 방안 제시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뉴스1

서울 경복궁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모습. 사진=뉴스1

넷플릭스 인기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열풍에 한국 문화를 직접 체험하려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고 있다. 작품 속 배경과 문화를 따라 한국에 가보고 싶다는 수요마저 높아지면서 관광업계는 새로운 한류 관광 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재방문율을 높이기 위해 지역 관광 활성화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48.4% 늘어난 1637만명이다. 정부는 올해 방한객 유치 목표로 지난해 대비 13% 증가한 1850만명을 제시했다. 올해 상반기(1~6월) 방한객은 전년 동기(770만명) 대비 14.6%(883만명) 늘어난 데다 '케데헌'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목표 달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인바운드 관광 플랫폼 크리에이트립이 '케데헌' 공개일(6월20일)로부터 한 달간 외국인 관광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월 동기 대비 예약건수와 거래액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의 '한복 체험' 거래액은 전월 동기 대비 30%, 대중목욕탕 여행 콘텐츠 거래액은 84% 늘었다. '케데헌'에 등장한 한국적 요소들이 실제 여행 상품 예약으로 이어지는 만큼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이 일상 속 한국 문화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방한객들의 목적지가 수도권에 과도하게 몰리고 있다는 점은 해결 과제로 꼽힌다. 서울 관광이 곧 한국 관광이라는 인식이 확산하면 재방문 수요를 끌어낼 수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뉴스1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 뉴스1

업계에 따르면 외래객의 약 80%가 인천·김포국제공항으로 입국하고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서울에서 여행을 시작하고 끝낸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나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에서 소개되는 정보와 일정 대부분도 수도권에 몰려있다.

일본과 비교해보면 차이점이 확연하다. 2014년 방일 외국인 관광객은 1341만명,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1420만명으로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80만명가량 더 많았다. 10년이 지난 2024년에는 각각 3687만명, 1637만명을 기록했다. 일본은 세 배가량 성장하는 사이 한국은 217만명 증가에 그쳤다.

이러한 차이를 보이는 주된 이유로는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가 꼽힌다. 일본은 오사카, 후쿠오카, 도쿄 등 주요 관광도시 외에도 소도시 지역까지 수요가 높은 편이다. 반면 한국은 서울에 집중돼 있다. 2023년 기준 방한 외국인 80.3%가 서울을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권역형 '허브앤스포크' 모델을 통한 체류 분산을 제안했다. 부산과 대구, 광주 같은 허브 도시를 국제 항공 크루즈 거점으로 삼고 인근 소도시를 연계하는 구조다. 전략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주변 소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지역관광 활성화 전략이다. 허브(Hub)로 기능하는 관광 거점을 조성해 인근 지역인 스포크(Spoke)로의 진출을 꾀하는 것이다.

야놀자리서치는 각 지역의 독특한 자원을 기반으로 관광객에게 새로운 관광 경험을 제공하고 주변 소도시 연계 관광으로 방문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야놀자리서치는 "K-콘텐츠의 글로벌 열풍을 활용한 체험형 관광, 지역별 매력을 살린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등 전략적 전환이 필요하다"며 "부산과 제주 같은 허브 도시로의 관광 분산은 한국을 '한 번 방문으로 끝나는' 곳이 아닌, '계속해서 꿈꾸고 다시 찾고 싶은' 목적지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규완 경희대 호텔관광대학 교수는 "이제는 나열식 개발에서 벗어나 지역이 가진 매력을 전략적으로 설계하고 연결함으로써 체류를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허브앤스포크의 전략은 공간적 분산, 지역 간 수용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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