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슬램 완성한 뒤 눈물 쏟은 매킬로이, “의구심 갖고 출발했지만…. 그 동안의 모든 노력 보상받은 것 같아 감격스럽고 영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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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리 매킬로이가 그린재킷을 입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뒤  마스터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  |  AP뉴시스

로리 매킬로이가 그린재킷을 입고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완성한 뒤 마스터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 | AP뉴시스

정규 라운드 마지막 18번(파4) 홀에서 짧은 파 퍼트를 놓쳐 승부가 연장으로 이어질 때만해도 이번에도 그린재킷은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외면하는 듯 했다. 먼저 경기를 끝내 기다리던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18번 홀에서 펼쳐진 1차 플레이오프. 매킬로이의 세컨 샷은 그림같이 홀컵 1m 옆에 붙었다. 로즈의 버디 퍼트가 빗나간 것을 확인한 매킬로이는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뒤 그린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파묻은 채 기쁨의 눈물을 왈칵 쏟았다.

마침내 매킬로이가 커리어 그랜드슬램 위업을 달성했다.

매킬로이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오거스타내셔널GC(파72)에서 열린 제89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210만 달러‧299억5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 보기 2개로 1타를 잃고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 로즈와 공동 선두로 마친 뒤 플레이오프 접전 끝에 우승상금 420만 달러(60억 원)를 품에 안았다.

2011년 US 오픈, 2012·2014년 PGA 챔피언십, 2014년 디 오픈에서 우승하고도 마스터스에서 한 번도 정상에 서지 못했던 매킬로이는 17번째 도전만에 그린재킷을 쟁취하고 1935년 진 사라센, 1953년 벤 호건(이상 미국), 1965년 게리 플레이어(남아공), 1966년 잭 니클라우스, 2000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통산 6번째로 4대 메이저 트로피를 모두 수집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올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AT&T 페블비치 프로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이어 첫 메이저 패권까지 차지하며 시즌 3승과 함께 통산 29승(메이저 5승)에 입맞춤했다.

로리 매킬로이가 연장 접전 끝에 마침내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한 뒤  얼굴을 감싸쥔 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  |  AP뉴시스

로리 매킬로이가 연장 접전 끝에 마침내 마스터스 우승을 확정한 뒤 얼굴을 감싸쥔 채 감격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오거스타(미 조지아주) | AP뉴시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명승부였다. 2타 차 선두로 출발한 매킬로이는 1번(파4) 홀 더블보기 이후 2번(파5) 홀에서 버디를 잡은 같은 챔피언조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에게 선두를 내줬지만 3번(파4), 4번(파3) 홀에 이어 9번(파4) 홀에서 버디를 잡아 13언더파 4타 차 선두로 전반을 마쳤다. 10번(파4) 홀에서 버디를 보태 순항할 것 같았던 매킬로이는 11번(파4)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뒤 이어 13번(파5) 홀에서 세 번째 샷이 그린 앞 워터 해저드로 향하며 더블보기를 범해 위기를 자초했다. 14번(파4) 홀에서도 보기로 타수를 잃은 그는 15번(파5), 17번(파4)에서 각각 버디를 낚아 12언더파가 됐다. 그 사이 앞 조의 로즈가 버디 10개, 보기 4개로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를 몰아치며 11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매킬로이는 18번 홀에서 채 1m도 되지 않는 파 퍼트를 놓치며 승부는 피 말리는 연장으로 이어졌다.

우승 확정 후 한동안 눈물을 감추지 못한 매킬로이는 “정말 내게도 (우승하는) 그 순간이 올까 하는 의구심을 갖고 출발했다”고 털어놓은 뒤 “마스터스 챔피언으로 불릴 수 있어 너무나 영광이고 감격스럽고 자랑스럽다. 그동안의 모든 노력과 아쉬움을 보상해주는 순간”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17년 마스터스 연장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에게 패했던 로즈는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가는 뒷심을 발휘했지만 개인 세 번째 마스터스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패트릭 리드(미국)가 합계 9언더파 3위에 올랐고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8언더파 4위에 자리했다.

임성재는 3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로 디섐보와 함께 공동 5위에 올라 2020년 준우승, 2022년 공동 8위에 이어 마스터스에서 세 번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안병훈은 2언더파 공동 21위, 김주형은 컷을 통과한 선수 중 최하위인 공동 52위(9오버파)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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