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디자인·액션신 척척…AI 영화시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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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히어'는 생성형 AI를 활용한 시각효과로 주목받았고, 이어 강윤성 감독의 '중간계'는 한국 장편 상업영화 최초로 AI를 제작에 적용했다.

'중간계'에서는 저승사자 캐릭터와 액션 장면에 AI가 널리 활용되었으며, 이는 제작비 절감과 효율성을 가져왔다.

미국 오스카상도 AI 사용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보이며, 한국 영화계는 기술 발전을 통한 새로운 기회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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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 상업영화 진출한 AI
제작에 인공지능 활용 대세로
69세 배우 얼굴 20대로 바꾸고
저승사자 크리처도 AI로 구현
CG로 몇달 걸릴 일 며칠만에

영화 '히어' 주연을 맡은 톰 행크스(왼쪽) 얼굴에 인공지능(AI) 시각효과 기술 '디지털 메이크업'이 적용된 모습(오른쪽).  메타피직스 홈페이지 캡처

영화 '히어' 주연을 맡은 톰 행크스(왼쪽) 얼굴에 인공지능(AI) 시각효과 기술 '디지털 메이크업'이 적용된 모습(오른쪽). 메타피직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2월 국내 개봉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히어'는 할리우드 장편 영화 중 처음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시각효과를 전면에 내세워 제작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각특수효과(VFX) 회사 메타피직스의 AI 시각효과 기술 '디지털 메이크업'은 올해 69세인 배우 톰 행크스의 외모를 20대로 단숨에 바꿔놓았다. 기존 컴퓨터 생성 이미지(CGI) 기술로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과정을 획기적으로 줄인 것이다.

오는 15일 CGV 단독 개봉을 앞둔 강윤성 감독의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중간계'에서도 생성형 AI가 활용됐다. 이승과 저승 사이인 중간계에 갇힌 이들을 저승사자가 추격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에서 12지신을 모티브로 한 저승사자 캐릭터가 AI로 만들어진 것이 대표적이다. 강 감독은 최근 영화 코멘터리 영상에서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들면 몇 달 걸리지만 AI로는 수일 내 끝난다"고 말했다.

산업 전반에서 생성형 AI가 활발하게 접목되는 가운데 미국 할리우드와 충무로 등 주류 영화업계에서도 장편 상업영화 제작에 AI를 활용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비용을 낮추면서 효율적인 제작이 가능해 코로나19 이후 이어진 업계 부진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는 한국 영화계에 돌파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영화 중간계는 한국 장편 상업영화 최초로 제작에 AI를 활용했다. 지난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에서 국내 영화제 중 처음으로 'AI 국제경쟁 부문'이 신설된 시점을 전후해 생성형 AI를 활용한 영화가 쏟아졌으나 러닝타임이 5~20분에 그치는 단편이었다.

반면 중간계는 러닝타임이 60분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저승사자 크리처를 포함해 16종의 캐릭터가 AI로 제작됐으며, 캐릭터 액션신을 구현하는 데에도 AI가 광범위하게 활용됐다. AI 연출을 맡은 권한슬 감독은 "기존 방식은 비용도 굉장히 많이 들고, 주어진 기간 동안 만들 수 없는 수준"이라며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평가했다.

생성형 AI를 적극 활용하는 움직임은 할리우드에서 메이저 제작사를 중심으로 이미 보편화된 현상이다. 영화 '존윅' '헝거게임' '트와일라잇' 등 유명 글로벌 흥행작들을 내놓은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는 지난해 9월 동영상 생성형 AI 스타트업 런웨이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었다. 자사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학습 재료로 넘겨 궁극적으로 런웨이의 AI 툴을 제작에 활용하겠다는 목표다. '브레이킹 배드' '베터 콜 사울' '워킹 데드' 등 유명 드라마 시리즈를 제작한 AMC네트웍스도 지난 6월 런웨이와 파트너십을 맺고 콘텐츠 개발 과정에서 런웨이의 AI 툴을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오스카상도 생성형 AI를 통한 영화 제작에 열려 있다. 오스카상을 주관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 4월 AI 툴 활용 여부가 수상 후보작 선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내부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면서 창작에 있어 인간의 역할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창작 주체가 인간이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았으나 영화 제작에 AI를 활용할 길을 사실상 터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기존 데이터를 방대하게 학습하는 AI 특성상 저작권 침해 등의 논란이 불거질 수 있지만 국내 영화계는 일단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업계 전반의 침체로 투자가 위축되는 가운데 갈수록 진화하는 기술이 제작비를 절감하면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지난해 경기도가 주최한 '대한민국 AI 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기술 발달로 제작비 절감뿐 아니라 1~2년 내에 관객들이 AI로 제작된 영화에 거부감을 갖지 않을 날이 올 것"이라며 "AI가 한국 영화에 돌파구가 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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