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2 전이성 유방암 겨냥한 표적치료제
HER2 표적치료제가 등장해 상황이 달라졌다. 1세대 표적항암제 허셉틴(트라스투주맙)이 출시돼 HER2 유방암은 ‘치료 가능한 암’이 됐고 최근에는 또 다른 표적항암제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이 등장해 기대여명이 크게 늘었다. 손주혁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교수(대한항암요법연구회 유방암분과위원장)는 “엔허투는 HER2 전이성 유방암의 2차 치료에서 기존 치료제보다 병의 진행과 사망 위험을 72% 줄였다”며 “무진행 생존기간도 4배 이상 늘었다. 이제 엔허투는 2차 치료에서 표준 치료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엔허투는 건강보험이 적용돼 HER2 양성 유방암 환자들은 대부분 엔허투 치료를 받고 있다. 엔허투는 HER2 전이성 유방암 환자에게 새로운 희망을 열어준 표적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다. 올해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엔허투를 1차 항암 치료제에도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와 관련해 임상 결과를 발표될 예정이다.● HER2 정도에 따른 유방암 환자 세분화
최근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이 표적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커졌다. 손 교수는 “유방암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HER2 양성 유방암, 삼중 음성 유방암 등 3가지로 구분됐다.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게만 HER2 표적치료가 가능했다”며 “최근 엔허투가 HER2가 조금만 있는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이면서 HER2 발현 정도에 따른 유방암 분류가 HER2 양성, HER2 저발현, HER2 음성으로 세분화됐다. HER2 유전자가 암세포 표면에서 조금이라도 확인되면 표적항암제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4월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제3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 심의에서 엔허투는 HER2 저발현 전이성 유방암 2차 치료와 관련해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손 교수는 “충분한 임상 데이터를 확인해도 실제 건강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되기까지는 수 년이 걸린다”며 “엔허투는 유방암 분류를 바꾸고 획기적인 데이터가 도출된 만큼 빨리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엔허투를 사용해 HER2 양성 환자가 완치될 수 있으며 HER2 저발현 환자도 기존 치료제보다 더 좋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손 교수는 “HER2 저발현 환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를 망설이는 경우도 많다”며 “환자와 가족이 끝까지 치료하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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