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진료안을 만든다면서 정작 비대면 진료 업계 의견을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4일 열린 ‘비대면 진료 제도 안착을 위한 제2차 규제합리화 라운드테이블’ 이후 비대면 진료 업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오는 12월 정식 시행할 비대면 진료의 세부 시행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의료계 입장을 과도하게 반영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가 오는 6월 확정을 목표로 구상 중인 ‘비대면 진료안’에는 초진 처방일수 단축 및 처방 의약품 제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논란거리는 탈모·여드름 치료제의 비대면 진료 제한이다. 보건복지부는 해당 치료제를 오·남용 가능성이 높은 약물로 분류하고 비대면 진료를 제한할 예정이다. 이 같은 판단 배경에는 의약계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다. 의약계는 “오·남용이 우려되는 의약품의 처방을 플랫폼이 독식할 수 있다”며 비대면 진료 가능 치료제의 제한을 요구해왔다. 처방 불가 의약품을 둘러싼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정부는 의약계 민원을 반영해 사후피임약과 다이어트약도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을 수 없도록 했다.
초진 환자의 처방 가능 일수를 최대 7일로 제한하는 규정도 갈등을 키웠다. 정부 기준에 따르면, 비대면 진료를 전면 허용한 2024년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중개 플랫폼을 통한 이용 환자의 약 80%가 행정적으로 초진에 해당해 7일 이내 처방만 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처방 일수 제한은 실제 의료 현장과 환자 편의성을 반영하지 못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주기적으로 처방이 필요한 만성질환 치료제를 받기 위해 환자들이 매번 병원을 방문하거나 7일마다 진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비대면진료 플랫폼을 통해 처방받은 환자 중 고혈압 환자의 73.0%, 탈모 환자의 95.1%가 1회당 30~90일분을 처방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진료 업계가 지적하는 정부의 가장 큰 문제는 비대면 진료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재 정부는 하위법령 설계 과정에서 의약계 관련 단체와 협의에 집중하고 있다. 이번 라운드테이블에서 한 업계 관계자가 “의약계 단체와 정부, 업계가 모두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정부는 “각 단체가 마련한 시행안을 정부가 조정해 최종 결정할 사안”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지난 6년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실증적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축적해 온 업계를 배제한 정책은 현장과 괴리된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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