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고무줄’ 도수치료 사실상 정찰제로… 시장 왜곡 바로잡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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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뉴스1

서울 시내의 한 정형외과의 모습. 뉴스1
과잉 진료와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꼽히는 도수치료에 ‘가격표’가 붙는다. 정부가 병원마다 천차만별인 도수치료의 가격과 치료 횟수 상한선을 정하는 관리급여 제도를 7월부터 시행한다. ‘고무줄’ 도수치료를 사실상의 정찰제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도수치료는 척추나 관절 등의 위치를 바로잡아 통증을 다스리고 체형을 교정하는 비수술 치료를 말한다. 비중증 근골격계 질환 치료를 위해 자주 쓰이지만, 의원마다 회당 가격이 제각각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로 분류돼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전환되면 치료 비용의 95%는 환자가 부담하고 건강보험은 5%만 지원한다. 대신 정부가 가격과 적정 치료 횟수의 상한선을 정해 무분별한 치료와 실손보험료 청구를 막겠다는 것이다. 현재 의원급 도수치료 평균 가격이 회당 11만 원이지만, 앞으로 절반 이하인 4만 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 치료 횟수도 일주일에 최대 2회, 연간 최대 15회 등으로 제한된다.

일부 병원들이 그간 낮은 의료 수가로 인한 수익을 보전하기 위해 도수치료 등을 남용한 측면이 있다. 이는 소아과 응급의학과 등 필수과 기피 현상으로 이어지고 과도한 실손보험 적자를 유발했다. 연간 1조4500억 원에 이르는 도수치료 진료비 등 과잉 진료로 5년간(2020∼2024년) 실손보험 누적 적자는 10조 원이 넘는다.

막대한 적자 탓에 2022년 이후 누적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46.3%에 이른다. 전체 실손보험 가입자의 65%는 보험을 이용하지 않는데도 상위 10%가 전체 지급액의 74%를 쓰는 것도 문제다. 소수의 ‘의료 쇼핑족’이 다수에게 비용을 전가하는 시장의 실패를 이참에 바로잡아야 한다.

실손보험 환자가 많은 병원들은 정부의 개입으로 의료의 질 하락과 수익 감소를 우려한다. 환자들은 본인 부담금 증가와 선택권 감소를 걱정한다. 하지만 과잉 진료의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반대만 할 일이 아니다.

정책이 성공하려면 필수의료 인프라 복원과 실손보험료 인하 등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나타나야 한다. 정책 효능감이 생겨야 다른 비급여 항목으로 확대할 동력도 얻는다. 이는 도수치료 적정 가격과 치료 횟수에 대한 정부의 설득과 정책 실행 능력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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