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생적 한계가 분명한데 포용금융 압박에 부실채권은 계속 불어나니 인터넷은행 전부 골머리를 앓고 있을 것입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4일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매각한 대출채권이 2년 만에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현상을 두고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은행 체계상 연체채권을 관리할 역량이 시중은행보다 현저히 낮기 마련인데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라는 정책의 목적이 과도하게 부여되다 보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다.
시중은행과 인터넷은행의 부실채권 관리 역량엔 구조적 차이가 존재한다. 시중은행은 채무자의 연체가 발생하면 1차적으로 영업점에서 관리한다. 문자, 메일 등으로 연체 사실을 안내하거나 전화로 상환을 유도하는 식이다. 여기서 해결되지 못한 부실채권은 본부의 여신관리부서에 이관돼 전문 인력이 추가로 관리하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절차를 전부 거쳤음에도 회수가 어려운 경우에만 매각 또는 상각 처리한다.
인터넷은행은 애초부터 영업점이 없는 비대면 은행이다. 시중은행처럼 영업점이 연체 초기 차주를 접촉하고 상환을 독려하는 완충 장치가 없다. 연체가 발생하면 곧바로 본부가 채권 관리에 나서야 한다. 부실채권의 초기 관리 기능이 상대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비용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성장한 인터넷은행 특성상 부실채권 관리에 과도한 인력을 배치하면 수지타산을 맞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연체가 발생했을 때 자체 관리 기간을 최소화하고, 시중은행보다 빠르게 대출채권의 매각 및 상각 처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기초체력의 한계도 존재한다. 시중은행은 막대한 자본 규모와 수익성을 갖추고 있어 부실채권이 있어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크다. 반면 인터넷은행은 기초체력이 약해 부실채권 비중이 높아졌을 때 건전성 관리 압박이 커 빠르게 부실을 털어내야 한다. 인터넷은행이 장부상 대출자산을 지워버리는 상각보다 일부라도 살려서 수익성을 조금이나마 회복하는 매각을 선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외면한 채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만 높이는 식의 ‘팔 비틀기’는 능사가 아니다. 대출 문턱을 낮추는 것만으로 포용금융이 완성되는 것도 아니다. 자칫 감당하기 어려운 대출이 공급되고, 과도한 연체 채권이 조기에 추심시장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되면 포용금융은 취약차주를 보호하는 장치가 아니라 금융 취약계층을 강도 높은 빚 독촉의 늪으로 빠뜨리는 족쇄가 될 수 있다. 인터넷은행에 더 많은 대출을 요구하기 전에 그 대출이 끝까지 관리될 수 있는 구조인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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