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재판에서 김 여사는 수수한 금품에 대해 단순 선물이었다며 대가성을 부인해 왔지만 거짓임이 낱낱이 드러났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기업 활동에 도움을 받기 위해 반클리프아펠 목걸이 등 ‘나토 3종 세트’를 줬다고 시인했고, 김 여사가 “회사에 도울 일 없느냐”고 물어오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더구나 이 회장의 사위는 김 여사에게서 격려 전화를 받은 직후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내정됐다. 김상민 전 부장검사는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을 김 여사에게 건넨 뒤 총선 공천을 받았고, 낙선하자 국가정보원장 특별보좌관으로 임명됐다.
재판부는 특히 김 여사의 범행 후 정황이 매우 좋지 않다고 밝혔다. 김 여사는 수사망이 좁혀 오자 범행을 은폐하는 데 급급했다. 뒤늦게 금품을 반환하거나 구매 대행을 시켰을 뿐이라고 거짓말을 했다. 또 가품을 구해 오빠의 장모 집에 숨겨놓는 방식으로 계획적으로 범행을 감췄다. 반클리프 목걸이에 대해선 처음엔 “빌렸다” “모조품이다”라면서 말을 계속 바꾸다 증거가 쏟아져 나온 뒤에야 “받았다”고 인정했다.
김 여사는 대통령(V)보다도 실세라는 뜻에서 ‘V0’로 불리며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 행세했다. 재판부는 “사회 각 분야 인사들이 공직자 인사, 정부 기관과의 계약, 여당 공천에 이르기까지 저마다의 청탁을 품고 피고인 김건희에게 접근해 금품을 제공한 사실은 피고인을 둘러싼 비공식적 청탁 구조가 특정 집단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김 여사는 현재 통일교도의 국민의힘 집단 입당에 관여한 사건으로 또 다른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만으로도 전대미문의 일이지만, 그것이 전부라면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좋아요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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